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29일 서청원 전대표 지지자들에 의해 봉변을 당했다.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을 이렇게 대접할 수 있나"**
29일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 서청원 전대표의 지지자임을 자처하는 7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와 "당 대표를 지냈던 사람을 이렇게 대접할 수 있냐"고 서 전대표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무대응으로 일관한 최병렬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오전 10시 50분경 한나라당사 7층 대표실 앞으로 몰려가 30여분 동안 대표실 문을 걷어차고 고함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에 당직자들과 당사를 지키는 의경들이 대표실 앞을 가로 막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 지지자는 "김영일 전 사무총장이 구속됐을 때는 방탄국회라도 열어 보호하고 싶다고 하면서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구속되는데 이렇게 대접할 수 있느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면담과정에서 다른 지지자는 "수십년간 당을 위해 일해 온 사람이 구속됐는데도 논평 한 줄 안내더니 공천까지 탈락시켰다"며 서울 지역에서 서 전대표가 단수공천자로 발탁돼지 않은 것에 불만을 터트리고, "하는 짓을 보니 한나라당의 싹수가 정말 노랗다. 탈당하겠다"고 이문열 씨의 28일 발언을 인용하며 당 지도부를 맹비난했다.
***최, "탈당하려면 탈당해라"**
이에 최 대표는 이들 중 6명을 대표실로 불러들여 서 전 대표에 대한 법률지원 등 당 차원의 노력을 설명했지만, 지지자들의 원성이 가라앉지 않자 최 대표도 "탈당하려면 탈당해라. 당원이 아닌 사람은 이 방에서 나가라"고 화를 내고 선약을 이유로 자리를 떴다.
서청원 지지자들은 최 대표의 이 같은 처사에 분을 참지 못하고 대표실을 나가는 최 대표에게 욕설을 하고 옷자락을 잡는 등 항의를 계속했다. 이들은 최 대표가 떠난 뒤에도 "서 전대표에게 공천을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이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고 대표실 앞에서 연좌농성을 한 뒤, 해산했다.
한편, 서청원 전대표가 구속되던 28일에도 서 전대표의 여성 지지자가 대검 청사를 나서는 서 전대표에게 울부짖으며 달려들기도 했다.
***당 지도부, 서 전대표 다시 챙기기**
이 같은 소동에 앞서 이상득 사무총장은 오전에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서 전대표의 구속에 대해 최 대표도 굉장히 관심을 갖고 있다"며 "서 전대표 본인 얘기와 검찰의 얘기가 다른데, '공정수사를 받게 해서 억울한 일이 없도록 대처하라'는 대표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당 소속 율사출신 국회의원 및 변호사 등을 총동원해 임하고 있다"며 당 지도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지 않음을 확인시키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박진 대변인도 서 전대표가 구속되던 28일 논평에서 "서 전대표의 구속수사는 표적 편파 수사"라며 "검찰이 확보한 결정적 증거라는 것이 고작 김승연 회장의 팩스진술이라는 것만 봐도 검찰 주장의 신빙성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이 같은 태도는 서 전대표를 보호하고 있지 않다는 인상이 당 내 권력투쟁으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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