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이 밝힌 임금동결, 사회보장비용 삭감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영계 정책 제언'에 대해 "실업문제의 핵심은 지난 2년간의 사상최대 이익에도 인건비 비중을 계속 줄여온 기업의 반사회적 태도"라며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경총, "임금동결, 사회보장비 부담, 노동시장 유연성" 요구**
경총(회장 김창성)은 이날 제언에서 "일자리 만들기는 지속적인 경제성장 및 기업의 투자확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고용확대를 위해 기업의 고용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인건비 삭감 방안으로는 ▲호봉승급 동결을 포함한 대기업 임금동결 ▲임금피크제 50세이상으로 확대 ▲4대사회보험료 동결 ▲국민연금과 퇴직금 연계등 사회보장비용 부담 경감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을 들었다.
이와 함께 투자촉진 방안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법인세율 인하 ▲수도권 첨단공장 증설 규제 완화 등을 들었다.
경총은 또 종업원 1인당 연간 50만원의 법인세를 공제해주는 '임시고용세액공제제도' 도 주장했다.
***민주노총, "'일자리' 앞세워 기업주 이익 늘릴 뿐, 실업사태 악화"**
민주노총은 경총 제언이 나오자마자 즉각 성명을 내고 "경총의 제언은 '일자리'를 앞세워 기업주의 이익만 늘리려는 의도"라며 "임금동결과 비정규직 확대, 세금사회보장금 삭감 등은 고용의 질을 하락시켜 실업사태를 악화시키는 주장"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또한 "문제의 핵심은 우리사회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으로 비정규직 양산 등고용의 질이 크게 악화된 데 있다"며 "중소영세 기업의 구인난과 청년실업 그리고 삼팔선·사오정·오륙도가 공존하는 현실이 이를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지난 2년간 사상 최대의 기업 수익률, 인건비 비중은 한 자리수로 줄어"**
민주노총은 이어 "기업이 마치 인건비 부담이 늘어 고용이 줄고 있으니 인건비 부담을 줄여줘야 고용이 는다는 논리를 펴고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지난 2년간 우리나라 기업 수익이 사상최대였음에 비해 인건비 비중이 한자리수로 떨어진 것은 돈을 벌어도 고용확대와 분배에 나서지 않는 기업의 무책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규탄했다.
매출액경상이익, 매출액영업이익률 지표 등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IMF 이후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경총의 '고임금' 주장과는 달리 노동자들의 인건비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매출액 경상이익률(경상이익/매출액)은 1998년 상반기 (-)0.4%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2002년 상반기, 2003년 두 해에 걸쳐 7.3%로 한국 경제 사상 최대의 수익성을 보이고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2000년 8.6%, 2001년 6.9%, 2002년 7.8%, 2003년 8.6%로 계속 상승해 미국의 4.9%나 일본 2.8%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반면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비정규직 고용, 임금삭감 등으로 IMF 경제위기 직전인 1997년 상반기 12.0%였던 인건비 비중(매출액 대비)은 1998년 상반기 9.4%로 감소했다가 2002년 상반기 10.0%로 다소 회복했으나, 2003년 다시 8.9%로 떨어졌다.
***한국노총, "재계는 노동자 임금동결 운운 앞서 수백억 대 정경유착부터 끊어야"**
한국노총도 성명을 내고 "정치권에게는 수백억 원씩을 주면서 투자할 돈이 없으니 노동자의 임금을 깎자고 한다면 누가 이 말을 믿겠냐"며 "수백억 대에 이르는 불법정치자금으로 이루어진 정치권과의 유착관계부터 끊으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한 하도급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노동자의 임금만 동결한다고 해서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은 개선되지 않으며 대기업 고용주의 호주머니만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