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월 중 임시국회 소집을 추진하지 않고 통일외교통상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방위원회, 행정자치위원회 등 4개 상임위만 열기로 12일 합의했다. 상임위만 소집하는 경우에는 의원들의 불체포 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단독으로 임시국회 소집을 추진하던 한나라당의 이같은 입장 변화는 방탄국회에 대한 국민적 비난여론이 거센 데다가, 민주당 역시 임시국회 소집에 반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방탄국회’여론에 밀려 한나라 물러서**
민주당 유용태 원내대표는 12일 "임시국회 소집에는 동의하지 않으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상임위 소집은 필요하다는 상임회의 결과를 홍사덕 총무에게 전했고 홍 총무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단독으로라도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던 한나라당이 '방탄국회'라는 논란이 일자 한 발 물러난 것이다.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대표는 12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해놓은 얘기(상임위 소집)가 있어서 (일정을) 바꾸기 어렵다'고 했다”면서 “자세한 것은 정의화 수석 부총무에게 위임했으니 그쪽에다 알아보라”며 임시국회 소집을 추진했던 총무로서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의화 수석부총무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애초에 임시국회를 열겠다는 것이 아니라 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었다”며 임시국회 소집에 대해 “여러 가지 상황이 임시국회를 열면 ‘방탄국회’라는 오인을 받는다”고 밝혀, 임시국회 백지화 방침을 밝혔다.
*** 우리당, “청와대와 여당 공격하기 위한 방탄국회” **
이에 앞서 11일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대표는 "검찰수사의 불공정성을 따져야 한다"며 "다른 당이 반대한다면 단독으로라도 1월 중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이러한 움직임에 열린우리당이 강력 저지 방침을 밝힌 가운데 공조를 기대했던 민주당마저 반대하자, 한나라당은 단독 소집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임시국회는 검찰수사를 방해하고 청와대와 여당을 공격하기 위한 또 다른 방탄국회가 될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한나라당의 방탄국회 소집을 저지할” 뜻을 밝혔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 역시 “대우비자금 문제가 불거져 대선자금의 개인유용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임시국회가 소집돼 관련의원이 소환에 불응하면 국민에게 뭐라고 말하겠나”며 방탄국회로 오인 받을 여지가 있는 만큼 임시국회 소집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검찰총장-법무장관 등 상임위로 불러 따지기로**
그러나 한나라당은 상임위에서 장관이나 검찰총장 등을 출석시켜, 검찰수사에 대한 불공정성을 따진다는 입장은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정 부총무는 “임시국회는 소집할 수 없지만, 상임위를 통해 (긴급현안질의 등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당 총무단은 금주 중에 상임위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상임위를 여는 것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과 관련이 없는 만큼 상임위 소집에는 응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국방위만 16일에 이라크 추가파병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열기로 확정돼있는 상태다. 행자위는 노무현 대통령의 총선 관련 발언, 재신임과 총선 연계 문제 등을 논의하고, 법사위는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출국과 대선자금 사건 관련성 등을 다룰 예정이다. 통외통위는 중국의 고구려사 자국 역사 편입 움직임,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독도 영유권 주장 망언, 북핵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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