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 등록이 마감된 9일, 출마를 고사해 온 설훈 의원이 기자회견을 갖고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설훈 의원이 가세함에 따라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유용태, 이용삼, 설훈 의원의 3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 '철새경선'될까, 정통모임 출마강권 **
설훈 의원은 "(유용태, 이용삼 의원을 두고) 여론에서 좋지 않은 반응이 나왔고 예상보다 상황이 나빠졌다"며 "김경재, 추미애 중앙상임위원, 한화갑 전 대표 등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강권했다"고 밝혔다. 유용태, 이용삼 두 의원이 한나라당에서 당적을 옮겨온 전적을 들어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철새향연'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나가자 이를 의식한 통합모임측에서 설 의원의 출마를 권한 것이다.
당초 정통모임은 유용태 의원을, 통합모임은 이용삼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통합모임 쪽에서 설훈 의원을 막판에 후보로 내, 현재 이 의원과 설 의원 간의 관계가 애매해진 상태다. 자칫하면 통합모임의 표가 갈려 유용태 의원에게 어부지리를 안길 수도 있다.
설 의원은 "계속 이 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으나 이 의원은 지금 화가 난 상태"라며 "(이 후보와)단일화가 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용삼 의원과 대화를 해 본 후 자신이 사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결심을 굳혔으니 끝까지 갈 것"이라고 대답해 결국 이 의원의 사퇴를 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이 의원은 이미 원내대표 경선 기탁금인 6천만원을 당에 내고 등록을 마친 상태. 후보 등록 후에는 사퇴를 해도 기탁금이 반납되지 않아 이 의원의 사퇴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설 의원은 "세 후보 다 과반수 득표를 얻지 못해 결선투표를 해야 할 경우 누가 2,3위가 되는 간에 3위가 2위를 밀어주는 형식이 됐으면 좋겠다"며 막판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설 의원은 또 원내대표가 되면 정책위의장을 누구로 임명하겠냐는 질문에도 "러닝메이트를 꼽으라면 당연히 이 의원이 아니겠냐"며 이 의원에게 연신 러브콜을 보냈다.
*** "선거 때 다 죽으면 시체끼리 뭘 하겠냐" **
설 의원은 "내가 아직 총무로 나설 정도로 속이 차지 못했다"며 그동안 출마를 고사했던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설 의원은 "강력하게 재통합을 주장하려면 총무를 안 하는 게 나을 듯 했다"라고도 말해 열린우리당과의 재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상태라 선뜻 출마하기가 쉽지 않았던 속내를 밝혔다.
설 의원은 "총무가 되면 총무의 본분을 다한 연후에 개인적으로 재통합을 할 것"이라고 밝혀 재통합을 추진하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을 뜻을 보였다. 설 의원은 '재통합을 추진한다는 것이 득표를 하는데 감점요인이 아니냐'는 질문에 "민주당 의원들의 대부분이 노골적으로 밝히질 못할 뿐이지 내심 재통합을 원하고 있다"고 대답해 재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무기명 투표에서 큰 감점요인이야 되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설 의원은 "선거 때 다 죽고 난 시체들끼리 선거 끝나고 뭘 하겠느냐"며 총선승리를 재통합을 추진하는 가장 주된 이유로 들었다. 설 의원은 "재통합하는 것은 지난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를 했던 것보다 훨씬 수월할 것"이라며 재통합의 과정이 지난할 것이라는 일반론을 부정했다.
설 의원은 또 "인간사는 오해에서 시작되는 일로 민주당 지도부와 노무현 대통령이 흉금을 터놓고 대화할 기회가 있으면 바로 해결될 문제"라며 "재통합은 생각보다 간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의원들이 반대하면 재통합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정치는 큰 흐름이 정해지만 소소한 것은 지나칠 수 있다"고 답해 결국 양당 지도부가 담판을 지을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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