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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세력, 민간인 희생 악용말라"

6인 의원 성명 발표, “국회 조사단도 믿을 수 없어”

1일 김영환, 조한천(민주당), 김성호(열린우리당), 서상섭, 김홍신(한나라당), 정범구(무소속) 등 파병에 반대하는 의원 6명은 30일 이라크에서 한국 민간인이 피살된 사건과 관련, 정부가 이라크 파병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성명 발표와 더불어 김영환, 김성호, 서상섭 의원은 국회 중앙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간인 피살에 대해 안이한 대응을 한 책임자를 문책하고 국회차원에서 진상조사에 나서야 할 것"을 주장했다.

*** "정부가 테러로부터 국민을 지킬 능력이 없음을 증명" **

6명의 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우선 고 김만수, 곽경해씨의 죽음에 조의를 표한 뒤 "이라크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우리 민간인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한 사건은 충격적이지만 이미 예견된 사건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또 "사건이 발생한 뒤에도 이라크 주재 대사가 안이한 자세를 보이고 사망자 명단도 미군당국을 통해서 알아냈다"며 "이는 파병이 명백히 우리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음에도 우리 정부가 테러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능력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우리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국익은 바로 국민의 안전이고 젊은이의 희생이 예고돼 있고 국민을 테러의 대상으로 만드는 국익이란 있을 수 없다"며 정부가 파병 방침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이번 사건을 전투병 파병을 증원하는 핑계로 삼으려는 정부 쪽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이는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보장해야 하는 국가의 임무를 스스로 방기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의원들은 "파병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무고하게 죽어간 두 분의 영전에 정부가 바쳐야할 최소한의 도리"라며 이번 사건이 파병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 "위험한 곳에서 교민을 철수시키는 것이 정부의 자세" **

성명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김영환, 김성호, 서상섭 세 의원들 역시 30일 사건이 오히려 정부의 파병논리를 뒷받침 하는 데 역이용 당할 것을 우려했다.

김영환 의원은 "대통령이 NSC를 소집해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이 말이 민간인에 대한 테러를 규탄하는 말이라면 대통령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 말이 테러를 응징하기 위해 파병을 앞당기거나 파병 규모를 늘리자는 말이면 이는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잘못된 것"이라며 "대통령이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호 의원도 "교민보호를 위해 전투병 파병을 하자는 관료가 분명히 있을 텐데 이는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며 "위험이 처한 곳에서 교민을 철수시키는 것이 책임 있는 정부의 기본자세"라고 주장했다.

***안이한 대응한 관료 문책하고 국회 차원 진상조사해야**

의원들은 30일 사건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문제 삼았고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김성호 의원은 "한국인이 이라크 공사에 참여하기 위해 입국한 사실조차 확인을 못한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기본적인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정부의 무책임한 자세를 성토하고 "왜 기본적인 사실조차 빨리 확인을 할 수 없었는지 관계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환 의원도 "그런 급박한 문제를 왜 외신을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었냐"며 "이 문제는 국회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진상조사의 필요성을 당 내에서 공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미군 안내하에 둘러본 조사는 무의미" **

의원들은 이라크 국회조사단이 한국군이 주둔하게 될 지역을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한 데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서상섭 의원은 "현지에 가서 상황을 보고 왔더라 하더라고 가기 전에 가졌던 편견의 한계를 넘을 수 없다"며 국회조사단의 객관성을 문제 삼았다. 서 의원은 또 "미군이 보여주는 곳을 미군의 안내 하에 둘러보고 온 것은 무의미하다"며 국회조사단이 내 놓을 결과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성호 의원도 "미군의 장갑차 호위 없이는 조사단이 시내를 둘러볼 수 없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라크의 치안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강변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환 의원은 그러나 "국회조사단이 묵었던 호텔이 로켓포 공격을 받고 조사단 방문지에서 미군이 처참하게 살해당했는데도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 놓을 수 있겠냐"며 조사단의 보고서 결과를 좀 더 두고 보자는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오히려 "최종보고서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 조사단을 취재한 언론이 '아무 문제없는 듯 하다'는 식으로 호도하고 있다"며 '파병론'을 주도하고 있는 일부 보수언론의 보도 행태를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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