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노무현대통령의 측근비리 특검법 거부에 따른 한나라당 의원의 전원 불참으로 산회됐다. 당초 한나라당을 빼고 단독회의를 진행하려던 이윤수 예결특위위원장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산회 요구를 받아들여“내일은 한나라당의 참여를 기다린다”며 개회한지 10여분 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왜 예산이 정쟁의 대상이 돼야 하나"**
회의 개회 예정 시각에서 30여분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성원이 돼 개회를 선포한 민주당 출신의 이 위원장은 당초 성원이 된 만큼 회의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위원장이 당일 안건을 상정하자 열린우리당 간사인 이강래 의원이 먼저 의사 진행 발언을 신청, 산회를 요청했다.
이 의원은 “3당 간사들이 오늘내일 양일간에 거쳐서 정책종합질의를 하기로 협의했는데 오늘 한나라당 간사인 이한구 의원이 불참을 통보해 왔다”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끼리 회의를 진행하면 추후에 한나라당이 참여해서 또다른 쟁점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산회를 요청했다.
이어 민주당 간사인 박병윤 의원 역시 산회를 요청했다. 박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왜 예산이 정쟁의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청와대와 한나라당 양측 모두를 성토한 뒤 “한나라당은 극한투쟁을 그만두고 조속히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이같은 양당의 산회 요구에 대해 “약속대로 회의를 진행하고 싶지만 원만한 회의를 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 참여를 기다리는 게 좋지 않겠냐”며 산회 요청에 동의했다. 이 위원장은 “하지만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으니 내일까지 한나라당의 참여를 기다린다”며 “양당 간사는 한나라당 간사와 만나 내일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하라”는 지시를 남겼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극한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내일 예결위 회의 참여 여부도 사실상 불투명한 실정이다.
예결위는 당초 지난 21일까지 종합정책질의를 마무리하고 예산안조정소위를 구성할 예정이었으나, 21일 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청와대의 답변자료 미제출 및 국회 본회의를 이유로 회의를 연기할 것을 주장해 25일로 미뤄졌었다. 25일 예결위 회의에서는 정부부처에 대한 종합정책질의외에도 2004년도 예산안, 2004년도 기금운용계획안, 2003년도 축산발전기금운용계획변경안 등을 심의할 예정이었다.
한나라당이 계속 국회 참석을 거부할 경우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인 12월2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2004년 예산안 처리가 쉽지 않아, 예년처럼 성탄절 전후가 돼서야 간신히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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