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민주당은 당무회의에서 ‘책임총리제와 분권형 대통령제 추진’을 당 정강정책에 포함시키고 총선 공약으로 정해 28일 임시전당대회에서 추인받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추미애 의원을 비롯한 유력 당권주자를 비롯해 민주당 내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아 추인과정까지 커다란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박상천 대표, "총선후 시행" **
대표 임기가 사흘밖에 안 남은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당무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무회의 의결결과 ‘국민적 합의를 토대로 책임총리제와 분권형 대통령제를 추진한다’는 내용을 당 정강정책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분권형 대통령제 시행 시기는 총선 이후”라며 “한나라당과는 연계시켜 생각하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다.
박 대표는 “오늘 발표의 골자는 지금 당장 개헌논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목표가 ‘책임총리제와 분권형 대통령제 추진’이지만 국민의 지지 속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내년 총선 민주당 공약으로 들고나가 국민들의 합의를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책임총리제와 분권형 대통령제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대선 공약이었고 거기에 언제까지 추진한다는 날짜만 정해진 것”이라며 정강정책에 반영한 것이 전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님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책임총리제와 분권형 대통령제 추진을 명시하는 것 자체가 총선에서 국민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며 가장 강력하고 가장 시급한 정당 활동”이라며 개헌논의의‘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가 결정해도 될 일을 성급히 처리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새 지도부 선거에 나가는 사람들도 많이 왔고 안 오신 분들은 대변하는 분들이 오셔서 적극 찬성해 주셨다”며 ‘만장일치’ 의결 사항임에 방점을 뒀다.
*** 추미애 의원, “정쟁일환 개헌논의에 국민은 피곤” **
그러나 전당대회 이전에 당내에서 개헌 논의가 나오는 자체를 마뜩찮게 보는 시선이 많고 분권형 대통령제에 적극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28일 전당대회 추인이 순조롭게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한화갑 전 대표는 당무회의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 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정강정책에 넣는 것은 한나라당과의 공조로 비쳐질 수 있다"며 반대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총선 공약으로 내거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해 분권형 대통령제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유력한 당권주자인 추미애, 김영환 의원은 개헌 논의뿐 아니라 책임총리제와 분권형 대통령제 자체에도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추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분권형 대통령제는 정당의 정책으로 차이를 느끼는 프랑스라면 몰라도 지역주의 투표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 현실로서는 총선 공약으로 알맞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의원은 “현실정치에서는 외치와 내치가 확연히 구분되지 않는데 획일적으로 업무를 나누는 분권형 대통령제가 왜 필요하냐”며 “총선 전에 배수진을 쳐서 권력 나눠먹기를 하겠다는 개헌 논의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또 “결국 대통령이 정쟁의 최전선에서 ‘장군’을 외치니 정당에서도 ‘멍군’격으로 개헌을 주장하는 것인데 이런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국민을 피곤할 따름”이라며 “대안이 아니라 정쟁의 일환이 돼버린 개헌논의”를 강력히 비판했다.
김 의원도 “책임 총리제는 정말 필요하다면 개헌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총리에게 권한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며 “개헌 논의가 정략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 시기임으로 시의가 적절치 못하다”라는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재 우리 국민이 원하고 있는 권력구조에 관한 개헌은 대통령 중임제와 정부통령제 정도다”라고 주장해 분권형 대통령제를 위한 개헌논의는 여론에도 부합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말해 나흘밖에 대표 임기가 남지 않은 박상천 대표의 '월권' 행위가 아니냐는 것이다. 오는 28일 경선에서 새 지도부가 발족할 경우 구 지도부와 한판 대결이 예고되는 또하나의 접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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