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나라당 중회의실에서 열린 국방위 통일외교통상위 연석회의에 이례적으로 조영길 국방부 장관이 참석해, 용산기지 이전문제와 이라크 추가파병에 관한 국방부의 입장을 설명,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같은 조 장관의 이례적 참석은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 등을 놓고 최근 정부내 자주파 및 여론의 반대에 부딪쳐 곤욕을 치루고 있는 국방부가 한나라당에 지원사격을 요청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최병렬 "유엔사, 연합사 서울 존속 요구", 조영길 "긍정적 검토"**
박진 대변인은 비공개로 열린 회의 직후 브리핑을 갖고 "국방부 관계자의 참석은 우리의 요청으로 인해 이뤄진 것"이라며 "애초에 차영구 정책실장만 참석하는 줄 알았으나 조영길 장관이 왔다"며 조 장관의 참석은 예정에 없던 것임을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날 회의에서 "용산기지 이전문제, 미 2사단 재배치 문제, 군사임무 전환에 관한 문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부분, 이라크 추가 파병문제등에 대한 정부 입장을 듣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최병렬 대표는 용산 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서"국민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고, 북한의 오판을 막고, 외국인 투자 유치 및 경제 살리기를 위해 어떤 일이 있어도 주한미군 사령부와 유엔군 사령부를 현 위치에 존속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조 장관에게 전했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깊이 이해하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반영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져, 애초 정부가 고수해 왔던 용산기지 17만평 이상 불가 입장에서 미국 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한나라 "국방부 파병안에 대한 이해는 했다"**
한나라당과 국방부는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 대변인은 "파병의 구조와 성격, 역할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국방부가 두 가지 안을 올렸다고 했는데 그 중에서 한 가지 안에 대해서만 얘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당초 올린 두가지 안이란 비전투병과 경비병을 합한 2천3백명 파병안(서희, 제마 부대를 합친 3천명 파병안)과, 치안유지군 위주의 3천명 파병안(기존 부대를 합친 3천 7백명 파병안)을 가리킨다.
박 대변인은 두 가지 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논의하지 않은 안이 파병 규모가 더 많은 안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치안유지군 위주의 3천명 파병안 위주로 이날 논의가 이뤄졌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파병에 대한 당론 결정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박 대변인은 "우리는 아직 당론이 없다"고 전제한 뒤 "국방위 의원들이 논리적으로 필요한 역할이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있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 "일단 국방부 안에 대한 이해는 했다"고 밝혀, 결국 이날 회의에선 치안유지군 위주 파병안으로 국방부와 한나라의 공감대가 이뤄진 것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조영길 "국방부 안이 NSC에 의해 뒤집히는 경우는 없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방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간 이견에 대한 국방부 견해를 묻기도 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국방부의 입장이 청와대나 NSC 입장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니냐"고 조 장관에게 묻자, 조 장관은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20일 한나라당내 최대 조직인 '바른통일과 튼튼한 안보를 생각하는 국회의원모임(회장 김용갑)'이 NSC 이종석 사무차장의 경질을 요구한 가운데 이뤄진 조 장관의 이 날 방문은 한나라당의 지원 사격을 받아 현재 NSC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라크 추가파병 등에서 국방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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