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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40대 vs 6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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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40대 vs 60대'

혼전 중, 예상치 못한 지도부 탄생 가능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민주당 경선 레이스 초반부터 조순형, 추미애 양강구도와 세대간 대결 구도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19일 후보 등록을 마친 8명의 후보 중 4명이 60대, 3명이 40대이고 공교롭게도 대표자리를 두고 빅매치가 기대되는 조순형, 추미애 의원이 각각 60대와 40대 그룹에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20일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명선거 선포식’에서 후보들이 던진 출사표에는 이 대결구도를 타개 혹은 이용하려는 각 진영의 전략이 녹아 있었다.

*** 40대, 중진에게 등 돌릴 순 없어 **

추미애 의원이 부친 49제로 불참한 가운데 40대 장성민 전 의원과 김영환 의원은 상대적인 ‘젊음’을 무기로 개혁적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한편 중진들에게 등을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장 전 의원은 연설을 통해 "당의 보수화를 막고 젊고 유능한 인사들이 대거 찾아올 수 있는 당을 만들겠다"며 젊은 지도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연설에 앞서 “당을 여기까지 이끌어 오신 박상천 대표와 최명헌 최고위원에게 박수를 보내달라”고 요청해 경선을 앞두고 공격의 대상이었던 중진들에게 화해를 청하는 제스츄어를 취하기도 했다.

장 전 의원에 이어 연설을 한 김 의원 역시 “존경하는 선배님들 앞에 대표를 하겠다고 나서니 송구스럽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해 ‘겸손한 젊은 기수’로서의 면모를 연출했다. 하지만 연설이 시작되자 김 의원은 “민주당에는 밋밋한 변화가 아니라 토네이도 같은 급격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웅변을 토해 자신의 ‘혁신성’을 부각했다. 연설을 마친 후 김 의원은 “‘순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좀 강하게 했다”고 자평해 당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싶었던 속내를 드러냈다.

*** 60대, 젊음이 부러워 **

한편 60대 의원들의 출사표에는 ‘많은 나이가 자칫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가 가감없이 드러났다.

최고령인 장재식 의원은 “나이가 젊다고 훌륭하고 나이가 많다고 덜 훌륭하면 대통령은 20대로 모셔야 하나”며 “선진국에는 정년제도 없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또 “나를 뽑으면 지금까지 한나라당에 항상 꿀려온 전문지식과 실력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해 자신의 경륜을 강조했다.

장 의원과 동갑인 조순형 의원 역시 “나이 얘기를 해야 하나 했더니 동갑내기 장 의원이 앞서서 변명을 다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나이에 연연하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을 드러냈다.

60대에 갓 들어선 김경재 의원도 “어찌어찌하다보니 어느새 60줄을 넘었다”며 “하지만 15년간 망명생활을 하느라 외국에 있었던 세월을 빼주면 추미애 의원 오라버니벌”이라고 말해 많은 나이가 부담스러운 심정을 내비쳤다.

이에 유일한 50대인 김영진 전 농수산부 장관은 자신을 “40대와 50대를 연결하는 징검다리”라고 표현하며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기도 했다.

*** 수석을 못하면 차석이라도 **

당원 1인당 두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이번 경선인지라 의원들은 첫 연설 자리부터 일부 의원들은 두 번째 표를 잡기 위한 구애작전을 숨기지 않았다. 첫 번째 표는 조순형, 추미애 둘 중 하나에게 간다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욕심을 내기보다는 다른 한 표라도 사수하자는 전략이다.

김경재 의원은 경선 출마를 발표하던 날부터 조순형 의원의 ‘러닝메이트’를 자청했다. 이협 의원도 출사표를 던지며 “내 장점은 성실하게 당을 지키고 발전시키는데 있었다”며 “대표가 누가 되시든 멤버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대표자리에는 욕심이 없음을 암시했다.

장성민 전 의원도 “신당과 한나라당 모 두 잡을 수 있는 정치혁명을 위해서는 ‘장성민, 추미애’ 투톱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해 소장파의 표심을 자극했다.

당초 40대 후보군 중 추미애 의원의 지도부 진출은 확실하다는 가정 아래 김영환 의원과 장성민 전 의원의 출마가 민주당 소장파의 표를 갈라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조순형 의원을 함께 대표로 밀기로 한 정통모임과 통합모임에서 각각 장재식, 이협 의원을 내보냄으로서 중진들의 표 역시 분산이 불가피하다.

1인 3표에서 1인 2표제로 표가 하나 줄어 특정 계파 몰아주기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군소후보들의 난립은 혼전 속에 예상치 못한 후보가 선출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후보들이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함에도 불구 후보들 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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