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도 최근 '언론민주화'가 시급한 사회운동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동자 출신 룰라의 대통령 당선으로 정치민주화를 이룩했지만 그가 추진하는 경제민주화가 9개 거대언론재벌의 방해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언론기업에 대한 개혁 없이는 사회개혁도 없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지난 10일 리우데자네이루의 브라질 언론연합 본부에서는 미디어 민주화(Media Democratization) 전국 캠페인을 위해 브라질 전역의 활동가 1백여명이 모였다.
또한 벨로 호리존떼시에서는 2만 5천여명의 활동가들이 모인 브라질 사회 포럼을 포함, 11월에만 이미 여러 번 '미디어 민주화 캠페인'을 위한 모임이 열렸다.
농업노동자들이 농장을 무단 점거해 스스로 경작하고 생활하면서 토지개혁을 요구하는 운동인 무토지농민운동(MST)은 그동안 룰라 대통령의 농지개혁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지주계층과 몬산토사등 다국적 기업들과 충돌을 빚어왔다.
MST활동가들은 이 과정에서 경찰과 깡패 집단에 의한 폭력 못지않은 것이 거대 언론들의 공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거대 언론들은 사회운동을 범죄화(criminalize)하지 못해 안달복달"**
MST활동가들은 MST운동이 브라질의 거대 언론들에 의해 의미를 훼손당하고 그들의 주장이 조롱당하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비단 MST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브라질 국민들의 점증하는 민주화 요구와 시대착오적인 '미디어의 과두독재'의 간극은 극심해져 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디어 공간의 민주화가 전파상의 농업개혁"**
첫 시작은 브라질의 최대 주간지 'Veja'에 대한 보이코트에서 시작했다. 브라질의 많은 사회단체들은 'Veja'를 '조작의 상징'으로 부른다. 베자는 포루투갈어로 '보라' 라는 의미로 캠페인의 구호는 "Veja! Qeu Mentira!(보라! 이 얼마나 거짓말인지!)" 이다.
룰라대통령의 당선 후 브라질의 거대 언론들은 진보적인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개혁적 성격을 포기하라고 경고해왔다. 브라질 전국 학생 연합의 지도자는 "브라질 사회운동의 성과들이 정부를 통해 집행되는 것을 언론이 막는 상황이 지속돼 언론에 대한 투쟁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룰라 대통령이 최근에 IMF에 달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거대 언론들의 승리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은 아직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정책들을 포기하지 않고 밀고 나갈 예정이며 이 행보는 거대 언론들과 충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무면허 라디오, 대안 주간지의 등장**
브라질의 사회운동 그룹들은 거대 언론 재벌들과 맞서는 캠페인을 벌임과 동시에 독립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이 그룹들은 무면허 라디오를 사용해 빈민가와 판자촌 등지에 소식을 전하고 있다.
'Brasil de Fato'는 전국적인 대안 주간지로 창간된 지 거의 1년이 되었으며 기존언론에 맞서는 이런 소형 언론들은 속속들이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실정이다.
미디어 민주화 캠페인을 위한 모임의 한 참석자는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은 어떻게 민주적인 언론을 구성할 것이냐에 달렸다"라며 "브라질 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정보과 의견의 자유로운 유통을 위한 싸움은 필요가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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