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약 1천2백만 가구가 가난으로 인한 끼니 걱정에 시달리고 이들 가운데 32%에 달하는 3백80만가구는 실제로 식료품이 떨어져 끼니를 거른 적이 있었다고 미국 농무부가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숫자는 2001년(3백50만가구)에 비해선 8.6%, 2000년보다는 13% 증가한 수치여서, 미국의 절대빈곤인구는 3년 연속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美인구조사국 통계, 빈곤층 3천4백46만명**
미 농무부가 5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 인구조사국의 조사결과를 분석한 결과, 미국내 절대빈곤층은 미국내 전체가구(1억8백만)의 11%인 약 1천2백만가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01년보다 5%, 2000년에 비해서는 8%가 증가한 수치다.
보고서는 끼니를 걱정하는 가정에서도 아이들만큼은 굶지 않게 하려고 하지만 지난해 26만5천여 가정에서 아이들이 끼니를 거르는 사태가 빈번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26일 발표된 인구조사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빈곤층 숫자는 전년보다 1천7백만명 증가한 3천4백46만명으로 집계됐다.
미국같이 식료품이 넘쳐나고 성인 중 65%, 어린이의 13%가 비만인 나라에서 어떻게 기아문제가 있을 수 있느냐는 의문에 대해 바바라 랄라이아 영양학 교수(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대학)는 "기아와 비만은 빈곤층에게 동시에 나타난다"며 "이는 빈곤계층이 영양가가 없는 고칼로리의 정크푸드로 식사를 때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식량대책연구소 소장인 짐 웨일은 "빈곤층은 한정된 임금에서 집세 등 고정 비용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식료품비용은 일차적인 삭감대상이 된다"며 "많은 가정이 여전히 지난 2001년이래의 불경기로 빈곤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임금은 97년의 시간당 5.15달러에서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며 부시 행정부를 비판했다.
***"고용빈곤층 증가가 미국내 기아문제 악화"**
미 농무부가 1995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빈곤연례보고서에 의하면 빈곤과 기아로 고통 받고 있는 계층은 주로 히스패닉, 흑인, 비혼모 가정으로, 이들은 주로 도심 중심부 저소득층 지역에 거주하며 남서부주에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9월26일 인구조사국의 빈곤인구(3천 4백 46만명) 발표시, 데이비드 위스 스탠더스 엔 푸어스 경제분석 담당관은 "미국내에서 고용 빈곤화(hiring slump)가 진행되면서 기아문제는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기업과 정부 공공기관의 비용 삭감을 위한 정리해고 급증으로 실업기간이 늘어나고 있으며 복지혜택이 줄어들고 있다. AP 통신에 의하면 2000~2002년의 미국의 빈곤율은 최근 25년 동안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헤리티지 재단에서 빈곤문제를 연구하는 로버트 랙터는 "장기 불황과 실업자문제, 최근의 전반적인 임금 저하는 1990년대 경제붐의 덕을 전혀 받지 못했다. 경제가 전혀 직업창출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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