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미국시각) 워싱턴에서는 1백45개 도시에서 모인 2만여명이 대규모 반전집회를 가졌다. 워싱턴에 모인 참석자들은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고 조지 W.부시 대통령에게 현재 이라크에 주둔중인 13만여명의 미군을 즉각 철수시키라고 요구했다.
집회를 기획한 ANSWER 측은 145개 도시에서 집회참석자를 태운 버스가 적어도 2백대 이상 워싱턴으로 모여든 것으로 집계했다. 이처럼 전국규모의 대규모 반전집회가 열리기란 부시 대통령이 지난 5월 종전을 선언한 이후 처음이다.
*** "돈은 일해서 벌어야지 전쟁으로 벌어선 안돼" **
이날 오전 11시경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끝내라"는 등의 피켓을 든 집회 참석자들은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서 워싱턴 시내로 진입해 집회를 가진 다음 백악관 주변까지 행진을 했다.
"이라크=베트남", "돈은 일해서 버는 것이지 전쟁으로 버는 것은 아니다", "제국건설을 위한 전쟁을 그만둬라" 등 집회에 모인 사람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장기화하고 있는 이라크 전쟁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우려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또한 사람들이 손에 든 분홍색 풍선에는 "대량살상무기: 뜨거운 공기가 가득 들어있음"이라고 쓰여 있어 이라크 침략의 명분이었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보유설'을 조롱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평화운동가는 "부시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거짓말을 하고 이라크가 위협이 된다고 국민들을 속여왔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부시야말로 평화-안보의 최대위협"**
집회에 참석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알 샤피론은 "부시가 대중을 잘못 이끌고 있다"며 "우리는 이라크에서 미국인들의 생명을 악용하는 것을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진보 운동가 클럭은 "부시야말로 바로 평화와 안보의 최대 위협"이라고 부시행정부에게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미국내 이슬람단체들도 '미군 이라크 철수'를 외쳤다. '이슬람 해방 사회'라는 미국내 단체를 이끄는 마흐디 브레이는 "이 전쟁은 테러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슬람과 무슬림에 반대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의 가족들도 집회에 참석했다. 지난 5월 이라크에서 사망한 한 해군의 아버지는 "부시 대통령에게 우리 아이들이 이라크에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반전평화운동가들은 상대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였던 반전운동이 다시 대규모로 확산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최근 이라크에서 미국 사상자들이 급증한 데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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