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지 유에스에이 투데이 (USA Today)는 12일 (현지시각) 지난 5월 이후 이라크에서 사망한 미군 1백88명 가운데 비(非)교전 상황에서 사망한 이는 94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자살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해 미국사회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전쟁 후유증으로 많은 젊은이가 자살하고 정신이상자가 됐던 '베트남전의 악몽'이 재연되고 있는 셈이다.
***최소한 14명 자살, 미국 전문가팀 현지 파견**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라크에서 사망한 독일계 군인 코레이 스몰 (Corey Small) 일병의 사인(死因)이 알려졌을 때, 그의 고향 마을 사람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당초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스몰 일병이 자살을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 어떻게 전쟁 중의 병사가 자살을 할 수 있느냐” 며 놀라워했지만 현재 이라크에서 자살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군에 대한 현지인들의 적대감이 커짐에 따라 이라크에서 근무 중인 미군들의 자살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라크의 미국인들은 병이나 심장 마비 혹은 자동차 사고 등 교전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사망하나 그 가운데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다.
미군은 자살자 수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해 왔지만, 최근 이라크 해방 작전 중 육군은 최소 11명, 해병이 3명이 자살했다고 발표했고 해군은 이밖에 1명이 자살했을 가능성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10만명당 17명이 자살한 것이다. 이 수치는 일반적인 자살 발생비율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지난해 군 당국은 10만명당 8~9명이 자살한 것으로 집계했었다.
그러나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사유가 밝혀지지 않은 다른 사망자들 중에도 자살자가 있을 가능성도 높다고 보도했다.
미 육군은 이에 따라 이미 지난달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팀을 이라크에 보내, 자살이 늘고 있는 이유가 전투 및 장기주둔에 따른 것인지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선데이 타임스 "병사들의 사기 땅에 떨어져"**
이에 앞선 지난 7월, 영국 일간지 선데이 타임스도 매일 계속되는 공격에 병사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고 이러한 사기 저하가 자살자가 늘어나는 주 요인이라고 보도했었다.
선데이 타임스는 도로에서 사고로 사망한 병사보다 훨씬 많은 수가 자살로 추정 가능한 사망자라며, 미군은 자살자의 정확한 수를 밝히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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