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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점령에 저항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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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미군 점령에 저항하라"

<이라크 종교지도자의 육성>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다음은 이집트의 영자 주간지 <알 아람 위클리>가 지난 주 이라크의 반체제 종교지도자 사예드 모하메드 바케르 알-하킴과 이란 테헤란에서 가진 독점 인터뷰의 주요 내용이다.

이 인터뷰에서 하킴은 후세인정권의 탄압을 받아온 시아파 회교도들이 미군의 진주에 호응해 반후세인 봉기를 일
으키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라크인들은 수니파·시아파를 막론하고 미군의 이라크 군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아메드 찰라비와 같은 일부 미국의 앞잡이를 제외한 이라크의 반체제세력들, 특히 이라크 내부에서 활동해온 반대파들은 유능하며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다면서 후세인 축출 이후 이라크 정부는 이들 반체제세력에 의해 이끌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래의 이라크정부는 자주와 관용의 원칙 아래 세워져야 하며 이를 위해 이라크 반체제세력과 전세계의 아랍 및 회교권 국민들은 미국의 아랍권 지배에 맞서 힘을 합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64세의 하킴은 이라크내 최대 분파인 시아파 회교도의 지도자로 지난 1977년 '이라크의 회교혁명을 위한 최고평의회(SCIRI)'를 출범시킨 이후 지금까지 의장을 맡고 있다. <알 아람 위클리>에 따르면 SCIRI는 시아파 저항운동의 핵심조직이며, 이라크의 모든 반체제 분파 중에서도 유능한 조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CIRI의 주요 지지층은 이라크 남부의 시아파 회교도들이다.

알-하킴은 이라크내 시아파 회교도 중 최고 명문가의 후손으로 그의 선친 무신 알-하킴 알-타바타바이는 알-나바프 알-아스라프의 아야톨라(최고 종교지도자)였으며 지난 50-60년대 바트당의 시아파에 대한 폭정에 거침없이 항의했던 인물이다. 지난 70년대에 정치활동을 시작한 알-하킴은 72년, 77년, 79년, 3차레에 걸져 투옥됐다. 지난 77년 11월 17일 이란의 도움을 받아 SCIRI를 설립한 그는 지난 80년 이란으로 망명, 이후 테헤란을 거점으로 반체제활동을 벌이고 있다.

알-하킴은 SCIRI 출범 초기부터 이 조직이 수니파와 시아파 구분없이 이라크의 모든 회교도들을 대변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 또한 미국의 자금을 일체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과의 연관을 극력 회피해 왔으며 지금도 이라크문제에 대한 미국의 일체의 개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SCIRI는 '바드르 여단(Badr Brigade)'으로 알려진 자체 민병대를 갖고 있으나 알-하킴은 미군의 침공에 협력한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이들의 이라크내 활동을 일체 금지시켰다고 한다.

한편 <알 아람 위클리>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초 영국 런던에서는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라크 반체제세력들의 모임이 있었다. 이 자리에 모인 3백여명의 대표자들은 '미 군정 반대' '이라크인에 의한 이라크정부 구성'을 주장했다.

이날 모임에서 기조연설을 행한 아드난 바차-차이 전 이라크 외무장관은 "이라크인들은 외국군의 이라크 점령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엔헌장에 합치되는, 이라크인에 의한 독립적 과도정부의 구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회의후 채택한 성명을 통해 "모든 정파의 이라크인들은 아라크를 점령하거나, 조국땅에 외국인 지배를 관철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밝히고, "(이라크의) 민주적 변화를 위한 전략" 마련을 위해 이라크의 다양한 정치적, 종교적, 사회적 분파의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자고 호소했다.

후세인 축출 이후 이라크를 군사통치하려는 미국의 야심과, 이라크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이라크인들과의 한판 대결이 점점 더 다가오는 상황에서 이라크인들로부터 존경받고 있다는 한 종교지도자의 육성을 소개한다. 원문은 <알 아람 위클리> 4월 3-9일자에 '점령에 저항하며(Resisting occupation)'란 제목으로 실려 있다. 편집자

***"미군은 해방군 아닌 점령군"**

문: 전쟁이 3주째로 접어들면서 (미군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저항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바스라 등 남부지역에 있는 시아파 회교도들이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기 위한 봉기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답: 반후세인 봉기가 시작되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라크인들이 미국을 해방자가 아닌 점령군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쟁을 반대하는 세계여론을 거슬렀다. 이러한 생각이 이라크인들의 대응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번째 이유는 이라크인들의 강력한 민족주의 의식, 1991년 전쟁때의 쓰라린 기억들(91년 걸프전때 바스라 등의 시아파는 미국측의 부추김 등에 의해 반후세인 봉기를 일으켰으나 후세인에 의해 처참하게 진압당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군은 시아파를 전혀 돕지 않았다: 역자), 그리고 정권에 반대하는 봉기를 일으켰다간 무자비하게 분쇄되고 말 것이라는 두려움 등과 관련이 있다. 더욱 고약한 것은, 오늘 나는 이라크 내부의 사람들로부터 여러 차례 전화를 받았는데, 이들에 따르면 (미·영) 연합군은 민간인들의 항의나 봉기 등을 무조건 진압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이라크 반대파에 속하는 일부 사람들은 이같은 내용을 미국측으로부터 직접 전달받기도 했다. 연합군은 이제 민간인들을 겨냥하고 있으며, 바스라와 나시리야 중간에 있는 베산 지역의 알-엠마라 지방에서는 5대의 민간인 차량이 연합군의 공격을 받았고 무고한 양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 이라크인들은 사담 후세인의 군대와 점령군(미·영군) 사이에 끼어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이다. 내가 이라크인들에게 이번 전쟁에 끼어들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라크인들은 후세인의 군대와 미군 중 어느 편을 들어서도 안 된다.

***"미군이 이라크를 점령하려 한다면 이라크인의 강력한 무장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

문: 그렇지만 미군의 이라크 점령에 대해서 저항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답: 이번 전쟁이 이라크에 미국의 헤게모니를 강요하려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같은 헤게모니에 저항해야 한다. 나는 언제나 이라크 국민들에게 조국을 수호할 것과 외세에 저항해 일치단결할 것을 촉구해 왔다. 만일 미국이 후세인을 축출한 후에 점령군으로서 이라크에 주둔할 계획이라면 우리는 몇번이고 그들에게 말해 줄 것이다. 미군은 이라크인들의 강력한 무장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문: 바스라에서 반후세인 봉기가 있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인가?
답: 바스라에서는 아니다. 이라크 다른 지역에서 간헐적인 저항이 있었는데 곧 진압되고 말았다.

문: 일부 관측통들은 이라크 반체제세력들이 분열돼 있으며 후세인을 대체할 유능하고 정통성 있는 정치세력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의견에 동의하는가?
답: 반체제세력들이 분열돼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와는 반대로 반대파의 다양한 세력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이라크 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반대파세력들이 그러하다. 가장 최근 살라후딘시에서 열린 모임에는 이라크 반체제세력들의 모든 분파를 대표하는 4백여명의 인물들이 참가했다. 우리들은 이라크의 미래에 대해 공동의 합의를 이끌어냈고, 지도자를 선출했으며, 이같은 비전을 현실화시킬 위원회들도 구성했다.

***"이라크 내 반체제세력은 유능하며 국민 신뢰받고 있어"**

문: 하지만 이라크 반대파들을 대표한다고 자처하는 일부 인사들, 예를 들어 이라크국민평의회(INC)의 아메드 찰라비 의장과 같은 인물은 이미 이라크인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
답: 특정 인사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얘기하는 사람들은 현재 이라크 내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반대파 인사들이다. 이들의 중앙위원회는 아르빌에 있으며 산하에 14개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1백명 가까운 사람들이 이들 위원회를 이끌고 있으며, 이들은 이라크 내의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문: 그러나 이들이 후세인 이후에 생겨날 정치적 공백을 메꿀 능력이 있는가?
답: 나는 이들이 현재의 후세인체제가 하고 있는 것보다 10배나 훌륭하게 정치적·안보적 공백을 메꿀 능력이 있다고 확신한다. 북부지역의 쿠르드족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정치, 인권, 헌법, 미디어, 국제관계 소위원회 등을 맡도록 선출된 인물들은 해당 분야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정치적 환경에서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통치 용납하지 않을 것"**

문: 그렇지만 미 행정부는 이라크의 반체제세력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는 것같다. 미국은 후세인 이후의 군사정부 수반으로 미 퇴역장군인 제이 가너를 임명할 태세이다.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답: 우리는 처음부터 후세인 이후의 정치질서에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거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왔다. 그것은 점령군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통치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후세인 이후 이라크에는 모든 정치세력을 대변하는 국민정부가 들어서야 한다. 그 외의 어떠한 정치체제도 미국에게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라크인은 자존심이 있는 민족이며, 어떠한 조건하에서도 외세의 지배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이 치명적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는 점을 나는 몇번이라도 강조하고자 한다.

문: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위협에 그다지 개의치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답: 전후 질서에 관해 아랍국가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은 압력을 느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랍 국가들은 이라크 국민들에 대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 아랍 국가들은 이라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 해결책에는 이라크의 영토를 유지하고, 주권을 수호하며, 헤게모니적.제국주의적 음모로부터 이라크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들이 포함돼야 한다. 또한 그 해결책에는 후세인 퇴진, 휴전, 그리고 모든 외국군의 이라크로부터의 철수가 포함돼야 한다. 자유 선거를 보장하기 위해 유엔이 개입해야 할 것이다. 아랍 국가들이 그러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나아가 유럽연합의 지지를 받을 때에만 미국과 후세인 정권 양자는 압력을 느끼고 이에 대응할 것이다.

***"이라크 반체제세력과 전세계의 아랍 및 회교 국민들은 힘을 합쳐야"**

문: 하지만 현재 아랍 국가들의 한심한 정치력을 감안했을 때, 그러한 시나리오가 현실성이 있다고 보는가?
답: 아랍 각국의 지도자들은 신 앞에, 그리고 자신의 국민들 앞에 책임을 져야 한다. 현재 이라크의 상황은 이라크 반체제세력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아랍권이자 동시에 회교국가인 한 나라가 외세에 의해 침략당하고 점령당하는 치욕적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침략 및 점령에 대항하기 위해 이라크 반체제세력과 전세계의 아랍 및 회교 국민들은 힘을 합쳐야 한다.

문: 미 행정부 관리들이 당신에게 접근해 온 적이 있는가?
답: 물론이다. 반체제세력의 다른 모든 분파들에 대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 왔다. 우리는 또한 유럽연합과도 이라크의 미래에 관해 광범위한 대화를 가졌다.

문: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미군은 바그다드를 공화국수비대로부터 떼어내 고립시킨 다음, 바그다드에 거주하는 상당한 규모의 시아파 회교도들이 반후세인 봉기를 일으킬 것인가를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답: 아직 그같은 글을 보지 못했다. 다만 우리는 시아파·수니파를 막론하고 이라크 국민들의 운명을 외세가 좌지우지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이 시키는대로 행동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히 말해 둔다.

문: 향후 이라크정부 구성에 대한 당신의 구상은 무엇인가?
답: 첫째, 우리는 분파적·인종적 구분에 기초한 정치시스템을 배격한다. 나는 이제는 이라크내 여러 분파들의 대다수가 이라크의 최선의 정치적 행로는 1인1표제에 바탕을 둔, 어떠한 분파적 특혜도 배제한, 의회제도라는 점을 인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또한 미래의 어떠한 정부도 이슬람에 뿌리를 둔, 이라크 국민들의 종교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믿는다. 이슬람은 이라크의 국교이며 샤리아(이슬람 종교법)가 입법의 원천임이 강조돼야 한다. 이 말은 모든 종교적 소수파의 권리가 존중돼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미래의 이라크정부를 수립하는 데 있어 이라크 국민들의 문화적 감수성과 종교적 가치들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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