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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월요일, 당신의 심장은 무사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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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월요일, 당신의 심장은 무사하신가요?

hari-hara의 '생물학 카페' <8>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

주말휴일이 끝나갈 무렵이면 공연히 짜증이 난다. 업무 스트레스가 다시 시작되기 때문인데, 이런 분들 특히 추운 날 월요일 아침을 조심해야 한다. 업무 스트레스와 추위가 심장에 무리를 줘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 기온이 영하를 밑도는 요즘같은 날씨에는 심장질환으로 인한 돌연사의 위험이 그 어느때 보다 높아진다. 찬 공기때문에 갑자기 수축된 미세혈관이 심장을 압박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인데다가, 아침에는 혈압과 맥박 수를 높이는 교감신경 기능이 가장 활발해 그 위험은 더욱 커진다.

서울 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원 박사는 "휴일날 많이 쉬었다가 월요일날 아침에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갑자기 증가되고 신체적 활동량도 증가해 월요일날 특히 발병이 많았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게다가 추운 날씨 속에 무리하게 아침 운동까지 할 경우 돌연사의 위험은 더욱 커지기 때문에 마스크와 따듯한 옷 등 보온이 필수적입니다. 심장병이나 고혈압,당뇨병 등 심장병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들은 추운 겨울철 아침에는 실외보다는 가급적 실내운동을 하는 것이 돌연사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길입니다" 라고 전했다.

(YTN, 2003.1.10)

어제 아침은 유난히 피곤한 날이었죠. 늘상 찾아오는 월요병에 덧붙여서 회사에 일이 있어서 7시 반까지 출근한 데다가 추위를 무릅쓰고 밖에서 해야 하는 일이 계속 있어서요. 이런 날이면 괜시리 우울해지고 기운이 빠집니다. 소위 말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거죠. 그렇다면, 이 스트레스란 과연 무엇일까요.

세상에는 참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습니다. 더없이 달콤한 아침잠을 억지로 참아가며 출근하는 것도 스트레스요, 꽉꽉 막히는 출근길과 미어터지도록 가득 차고도 또 쏟아져 들어오는 지하철도 스트레스죠. 간신히 회사에 도착하고 보니, 스타킹 올은 나가있죠, 상사는 가자미 눈을 뜨고 째려보죠, 게다가 재미없는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에는 내가 젤 싫어하는 생선조림까지 나온다면 정말 스트레스 팍팍 받습니다,휴우….

스트레스(Stress),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이 말을 참 많이 쓰게 되었습니다.
스트레스(stress)란 말은 라틴어의 "stringer"에서 온 말로 원래는 "팽팽하게 죄다"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19세기의 물리학자들에 의해서 유명해졌습니다. 스트레스는 고체에 대한 탄력성의 연구에서 물체에 가해진 외부의 압력을 나타내는 말로 쓰였거든요. 여기서 나아가서 결국에 스트레스란 말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모든 압력을 의미하게 되었답니다.

그렇지만, 현재에 와서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는 물리적인 개념이 아니라, 의학적인 개념으로 훨씬 더 많이 쓰이고 있죠. 물리학의 발전을 통해 외부의 압력이라는 스트레스의 개념이 의학에 도입되었고, 1920년대 중반 스트레스의 아버지라 불리는 Hans Selye가 생체에 자극을 주는 모든 외부 압력(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모두 포함하는)이라는 정의를 내렸습니다. 이로써 우리가 현재 쓰는 스트레스라는 말이 개념이 성립된 것이죠.

자, 이로써 스트레스의 기본에 대해서 좀 알아봤는데요, 사실 스트레스는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그 다음에 나타나는 이에 대한 반응이 문제인 것이죠. 즉,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열이 받고, 기가 막히며, 가슴이 답답하고, 때로는 눈이 휙 뒤집힐만큼 격렬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것 말에요. 이로 인해서 가볍게는 불면증, 소화불량, 변비 등이 나타나고, 심하게는 우울증이나 심각한 면역력 저하, 각종 신경성 염증에 개인을 자살로 몰고 갈 정도의 극단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의 다양한 반응을 "일반 적응 증후"(general adaptation syndrome : GAS)라고 하는데, 스트레스가 신체에 어떤 영향을 주고, 생체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뒤를 이은 건 당연지사죠.

자, 여러분이 저녁에 일을 마치고 룰루랄라 즐거운 기분으로 퇴근하려고 주차장에 들어섰는데, Oh, my God! 어떤 몰상식한 자가 산 지 한 달밖에 안 된 새 차창을 박살을 내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지 뭡니까, 만약 이런 경우를 당하면 어떨까요? 아마도 차창을 깨는 것을 본 순간, 너무 황당해서 정신이 아찔해지진 않을까요? 이처럼 스트레스를 받음으로써 오는 첫번째 반응은 충격기로서, 외부의 해로운 자극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하는 것입니다. 이 순간에는 맥박이 빨라지고, 근육 긴장도가 감소해 손발에 힘이 쭈욱 빠지고, 피가 발끝으로 빠져나간 것 같은 기분과 함께 체온 감소, 혈압 저하로 인한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자동차 유리창을 깬 사람이 강도로 돌변하여 옆구리에 칼을 들이대고, 돈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이제 스트레스 반응은 점점 최고치를 향해 치닫게 됩니다. 이렇게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주어지게 되면, 다음에는 역(逆)충격기라 하여, 충격에 대한 방어의 일종으로 반동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순간에는 부신 피질 호르몬(코르티솔)등의 분비가 증가되고, 이로 인해 체내의 전해질 농도의 변화가 일어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체내의 모든 에너지가 순간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변하며,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찌꺼기들을 처리하는 기능이 멈추고 모든 대사가 에너지 생산으로 전환되어 빠른 판단과 행동, 평소보다 강한 힘을 낼 수 있게 해줍니다. 즉, 생명체가 위기의 순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모든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다가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위기 일발의 순간, 다행히 순찰을 돌던 경찰이 이를 발견하고, 범인을 잡아서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렇다면 순간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긴장이 풀리면서 동시에 다리도 풀려서 주저앉거나 심한 경우에는 의식을 잃기도 합니다. 사실 이 과정은 이 전의 스트레스 반응에서 오는 결과입니다. 생명체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가 최고에 도달했을 때 이에 대한 저항을 통해 이를 이겨내지만, 위의 역충격 반응은 극도의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에너지 결핍을 가져와, 이 순간이 되면 긴장이 풀리고 생체는 탈진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우리 현대인들은 부쩍이나 스트레스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고, 하루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넘어가는 날이 없을 만큼, 우리에겐 친숙하지만 떼어버리고 싶은 못된 친구같은 존재죠. 그러나, 스트레스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새로 등장한 스트레스 정의 사전에는 스트레스는 개인에게 부과되는 요구가 즐거운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에 관계없이, '요구에 대해 나타내는 보편적 신체적 반응' 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 입을 벌리는 것도 스트레스지만, 연인과 정열적으로 키스를 교환하는 것도 역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거죠. 위의 두 경우 모두 맥박이 급해지고 호흡이 빨라지고 심장박동이 올라가는 것은 같거든요.

따라서, 나쁜 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역기능 스트레스, 좋은 작용을 하는 것을 순기능 스트레스라고 하여 분리하여 인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간은 긴장하고 본 시험 점수가 더 잘 나온다던지, 긴장을 하게 하여 실수를 줄이게 하려고 교관들이 지나치게 엄격하게 훈련생들을 다룬다던지 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스트레스는 지나치게 높아도 문제이지만, 또 너무 없어도 목표에 대한 성취욕을 자극할 수가 없어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삶의 원동력이 되며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주기 때문에 이런 경우의 스트레스는 삶의 진미를 느끼게 해주는 양념과 같은 존재로 삶의 원기를 북돋아 주는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나친 스트레스는 질병을 일으키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하므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스트레스는 때로는 중요한 건강 위험 인자가 될 수 있고, 현대인의 많은 병이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고 하는 것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스트레스의 정도를 잘 조절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관리를 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위한 최고의 방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렇다면 테스트를 한 번 해볼까요? 다음은 여러가지 상황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수치를 표로 정리한 것입니다. 가장 커다란 스트레스를 100으로 하여 나머지를 수치화 한 것인데,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니까 자신의 경우와 비교해서 읽어보세요. 사실 스트레스는 개인차가 심해서 어떤 사람에겐 별 것 아닌 일이 다른 이에게는 자살을 기도할 만큼 엄청난 사건일수도 있으니까 그 점은 감안하셔야 할 거에요. 다만, 모든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느끼는 스트레스의 반응이 이 정도라는 사실만을 인식해 두시면 됩니다.

:: 다음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입니다.
당신은 얼마나 스트레스를 느끼십니까?

인생사건 인생-변화치(스트레스 양) 인생사건 인생-변화치(스트레스 양)
배우자의 죽음 100 직장에서의 책임의 변화 29
이혼 73 아들과 딸이 집을 떠남 29
혼인상의 별거 65 인척과의 다툼 29
형무소 복역 63 탁월한 개인적 성취 28
가까운 가족의 사망 63 부인이 직장에 나가거나 그만둠 26
개인적 부상이나 질병 53 학교에 입학하거나 졸업 26
결혼 50 생활조건의 변화 25
직장에서 해고당함 47 개인적 습관을 고침 24
혼인상의 화해 45 상사와의 다툼 23
은퇴 45 거주지의 변화 20
가족의 건강상의 변화 44 학교의 변화 20
임신 40 레크리에이션의 변화 19
성생활의 문제 39 사교활동에서의 변화 18
새로운 가족을 얻음 39 교회활동에서의 변화 19
사업의 재조명 39 수면습관의 변화 16
경제사정의 변화 38 식사습관의 변화 15
친한 친구의 죽음 37 휴가 13
다른 종류의 일로 전환 36 크리스마스 12
저당물의 권리 상실 30 사소한 법의 위반 11

잘 보셨나요? 스트레스는 많이 받으면 짜증나고 피곤하고 만병의 근원이 되긴 하지만,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 사람은 뇌사자를 제외하곤 없을 겁니다. 마치 고통 자체는 괴롭고 힘들어서 떼어내 버리고 싶지만, 고통을 전혀 못 느낀다면 생명의 위협조차 감지하지 못해서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병이 되고 개체를 심각한 손상에 빠뜨리지만,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면 그만큼 무미건조한 삶도 없답니다. 그러니까 스트레스 자체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시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조금은 도움이 될 거에요.

항상 인간에게 주어진 삶이란 지나침과 모자름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나침과 모자름 사이의 그 미묘한 균형을 잘 헤쳐나가는 당신은 그만큼 삶에 대한 성공적인 달관자라 할 수 있겠죠.

인생을 건 아슬아슬한 공중곡예, 님들은 잘 헤쳐나가고 계신가요?

hari-hara (harihar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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