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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슨-한성렬 회동, 부시대통령이 직접 재가"

"유엔 북미직접대화 성사 가능성 있어"-IHT 보도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계속된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 주지사와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간의 회동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직접 재가에 의해 성사된 것이라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대북정책에 관한 부시행정부내의 견해차이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이번 회동을 통해 북한측이 제기한 대화제의를 미국측이 받아들일지, 또 리처드슨 주지사가 앞으로도 계속 중재역을 맡게 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의 스티븐 와이즈만 기사가 작성, IHT 13일자에 게재된 '백악관, 북한(문제)로 갈려(White House split over North Korea)' 제하의 이 분석기사는 그러나 북한측이 이번 회동에서 북미대화의 장소로 유엔본부를 특정해서 제시한 것이 중요한 대목이며 유엔 북미회동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리처드슨 주지사가 콜린 파월 국무장관으로부터 회담 장소에 관해 '예스'라고 대답하지 말도록 지침을 받았기 때문에 회담 현장에서 북한측의 제안을 수락하지는 않았으나 부시행정부가 이미 '북한의 선(先) 핵계획 폐기 후 북미간 직접대화'라는 기존 입장을 포기했기 때문에 유엔에서의 북미접촉이 성사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 기사는 이번 회동이 성사된 배경과 관련, 북한측이 먼저 리처드슨 주지사의 취임일(1월 1일) 전인 지난해 연말 리처드슨 측에 회담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북한측은 리처드슨 주지사와의 회담을 요청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호전적 언사 때문에 현 부시행정부 관리들은 믿을 수 없다면서 그에게 중재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후 리처드슨 주지사는 주지사들을 위한 백악관 리셉션에서 이같은 북한측의 제안을 부시 대통령의 측근에게 전달했고 백악관측은 그에게 "회답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파월 국무장관이 부시 대통령의 개인적 재가를 받아 리처드슨 주지사에게 그의 주지사 관저가 있는 산타페에서 북한측 관리들을 만나라고 허가했다는 것이다.

파월 장관이 회담장소로 북한측 관리가 머물고 있는 유엔본부가 아닌 산타페를 지정한 것은 뉴욕 일원으로 주거지가 제한돼 있는 북한 외교관들에게 여행 제한을 풀어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일종의 화해제스처였다고 이 기사는 분석했다.

IHT는 그러나 대북정책에 관한 부시행정부 내의 이견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측의 대화제의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전임 부시행정부 외교팀에서 일했으며 현 부시행정부 외교안보팀과도 긴밀한 관계에 있는 한 인사는 "30여년간 외교정책에 종사하면서 현정부에서처럼 의견이 (크게) 갈려진 팀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파월 장관은 추가제재에 반대하고 외교적 접촉을 선호하는 반면, 체니 부통령이 이끄는 세력들은 북한의 의도를 의심하고 있으며 대북 고립과 경제압박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체니 일파는 또 북한이 과거 소련처럼 내부붕괴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 사흘간 9시간에 걸쳐 북한 한성렬 유엔 차석대사와 회담을 마친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주지사는 12일(현지시간) 북한은 호전적인 말투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해 미국과 직접적으로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이날 ABC 방송의 '이번 주(This Week)'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과의 전쟁 등 위협적인 성명은 부시 행정부와 대화를 시작하려는 희망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한 리처드슨 주지사는 북미대화가 곧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들(북한)은 우리처럼 협상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무엇을 얻기 위해서는 또다른 카드들을 꺼내보여야 하며 말투를 격앙시키고 더욱 호전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북한 외교관들이 북한은 핵무기를 만들지 않을 것이며 그들의 핵프로그램의 일부를 규명하는 것에 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내가 보기에 행정부가 할 필요가 있는 것은 그저 수화기를 들고 유엔본부에서 하위급의 예비회담을 시작한 뒤 더욱 광범위한 회담을 만들어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곧 실무자 선의 하위급 논의를 시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것은 좀 더 고위급 수준의 실질적인 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서 원하는 것은 아마도 서방세계로부터의 식량지원과 투자일 것이라면서 북한이 갖고 있는 협상 도구는 핵무기와 우라늄 재처리시설, 국경에 있는 150만명의 병력뿐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의 분석기사 전문.

***분석: 백악관, 북한문제로 갈려/IHT, 13일**

***북한의 제안, 미국의 입장 복잡하게 해**

지난 수주간 북한이 핵과 군사 프로그램에 대한 행동과 위협의 수위를 점차 높여가는 동안,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이 위기에서 한발짝 물러서는 조처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낼 것인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북한은 예상치 못했던 특사인 뉴멕시코 주지사 빌 리처드슨을 통해 그러한 의사를 보내왔고, 행정부 관리들은 새로운 딜레마에 빠졌다. 그들은 그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특사가 이끄는 ‘비공식 채널’ 제안을 혼란이나 계략으로 치부해 거절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백악관의 문제를 복잡하게 하는 것은 부시 행정부가 다른 외교 이슈와 같이 북한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갈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비록 부시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그 대화를 허용했다고 전해짐에도 불구하고 그 분열이 리처드슨의 외교적 임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30년간 외교정책에 관여해 오는 동안 이렇게 분열된 집단은 보지 못했다”고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의 베테랑 관료이며 부시 외교팀의 많은 사람들과 가까운 한 인사는 말한다.

북한 외교관들에 대한 여행 금지를 해제하는 화해적 조처로 대화의 장소를 뉴욕이 아닌 산타페를 선택한 사람은 미 국무장관 콜린 파월이라고 한다.

파월은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해오면서도 외교적 접촉에 찬성하고 더 이상의 제재에는 반대했다고 한다. 한편 부통령 딕 체니에 의해 주도되는 측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 더욱 회의적이며 평양이 응답하게 하려면 고립과 경제 압박 밖에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아니면 소련처럼 압력에 의해 내부 붕괴하도록 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행정부의 한 관리는 9시간에 걸쳐 진행된 지난 주말의 대화에 대해 리처드슨 주지사가 파월에게 보고한 것을 일단 판단해 볼 때, 북한사람들이 말중 새로운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타페 외곽에 있는 리처드슨 주지사의 공관에서 이뤄진 토론 내용에 정통한 사람들은 북한이 미국 관리를 어디에서 만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아이디어를 가졌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거기서 그들은 뉴멕시코산 송어와 엔칠라다 요리로 아침식사를 하면서 수월하게 대화했다.

북한이 (대표단 파견 장소로) 지정한 곳은 유엔본부였고 그곳에서 북한의 대표들은 미국 내 유일한 전초기지로 수년간 일해왔다. 파월은 리처드슨에게 아직 북한의 입장을 받아들이지는 말라고 말했다고 그들의 대화에 정통한 소식통은 말했다.

행정부는 리처드슨이 중재역을 하는 것을 꺼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미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기 전에는 북한과의 직접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었기 때문에 , 유엔에서의 접촉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생겼다.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은 미 행정부가 긍정적인 반응을 취하도록 권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가에서는 말한다.

뉴멕시코 회담의 북한측 대표였던 한성렬은 영변에 있는 플루토늄 생산 핵원자로에서의 핵활동 동결의 방법에 대해 토론하고 우라늄을 무기제조단계의 연료로 농축하는 프로그램의 상태에 대한 “토론”을 하고자 했다고 전해진다.

한성렬은 리처드슨에게 “모든 문제에 대해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러한 (북한의) 조처에 대한 대가는 불확실했고, 이는 부시 행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불확실하게 했다. 미국 관리들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해체에 대한 의지를 표하지 않으면 그러한 모호한 대화는 믿을 만한 것이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북미관계의 진전은 물밑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핵동결의) 대가로 무엇인가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또 이번 만남에서 북한 대표들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표했다고 리처드슨이 말하도록 북한 대표들이 동의하게 하기 위해 리처드슨은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해진다. 한성렬은 금요일 저녁식사때까지 그러한 표현에 반대했다고 한다.

북한 대표들은 또한 리처드슨이 1990년대 북한 대표단을 만났을 때 그들의 관심사였던 식량, 경제원조 혹은 에너지 원조를 요청하는 대신 미국이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갈구했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보여진다.

그러한 강조는 미국 관리들이 북미간 최종 협상으로서 불가침 보장 같은 형식을 성명에 서면으로 써 넣으면서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의미가 클 수 있다.

한성렬의 대화 제의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면 유엔에서의 대화에 기술적인 토론이 이어질 것이며 그 다음 단계에는 보다 실질적인 대화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하나의 의문은 리처드슨이 중재 역할을 계속 할 것인가이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의 유엔 특사였을 때부터 한성렬을 알아왔다. 한성렬은 그에게 계속 역할을 하라고 요청했다고 하나, 그것은 불확실하다. 한성렬은 리처드슨에게 북한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호전적 언사 때문에 부시 외교팀을 믿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대표들은 리처드슨이 1월 1일 주지사로 취임하기 전부터 그에게 부시 행정부로 통하는 중재가가 돼 달라는 요청을 하면서 접촉했다.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 리셉션에서 리처드슨은 부시의 참모에게 북한 사람들의 의중을 전했다.

리처드슨은 “회답을 주겠다”는 말을 들었고 파월은 뉴멕시코에 있는 리처드슨에게 전화해 허락 사인을 보냈다.

지난해 11월 주지사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한 리처드슨은 뉴멕시코 주지사 업무에 집중하기를 열망하면서도, 의원으로서의 전성기시절부터 일종의 독립 외교관처럼 일했던 역할을 지속하는 것도 즐거워한다. 당시 그는 북한, 쿠바, 수단과의 관계에서 프리랜서 사절 역할을 했다.

워싱턴과 평양에서 나오는 격렬한 언어의 폭풍우와는 너무나도 정반대로, 리처드슨은 북한 대표단을 (미국) 서부식 의류를 파는 가게에 데려가는 것과 같은 친근한 제스처로 그의 손님들에게 공을 들였다. (그러나) 북한 대표단은 옷가게에 들러, 불충스러워 보이기 때문에 청바지와 카우보이 부츠를 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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