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28일 "이제 촛불시위를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며 "미국에 대해 굴복을 요구해선 안된다"고 반미시위 자제를 촉구했다.
노 당선자는 특히 "나는 `선(先) 북핵 후(後) SOFA(주한미군지위협정)'의 수순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북핵사태의 우선적인 해결의지를 분명히했다.
이같은 노 당선자의 호소는 최근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가 북-미간 중재자 역할을 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향후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노 당선자는 이날 여중생 사망사건 부모 및 범국민대책위 지도부와 만나 "촛불시위로 표현된 국민의 요구와 기대를 잘 알고 있으며 나에게 시간을 줄 것을 부탁한다"면서 "대화와 설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당선자는 "북핵은 민족생존의 문제이고 SOFA는 민족자존심의 문제"라며 "차기 정부를 책임질 당선자로서 한미관계를 호혜평등의 정신에 맞게 성숙, 발전시키고자 하며 두 여중생 사망사건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SOFA 개정과 운영개선을 추진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북핵사태에 대해 노 당선자는 "북한이 취하고 있는 일련의 핵관련 조치들은 세계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렵고 대다수 한국민도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새 정부 지도자에게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북한이 너무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가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노 당선자의 반미시위 자제호소에 대해 범대위 대표단은 "평화적 시위는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범대위는 당초 오는 31일 1백만명이 모이는 촛불집회를 준비해왔었으나, 노 당선자의 이같은 요구에 따라 규모는 상당 부분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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