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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정치적 목적 위해 반미감정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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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정치적 목적 위해 반미감정 악용"?

"노무현은 주한미군 반대론자"-美 WSJ 사설에서 주장

미국의 대표적 보수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사설을 통해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주한미군은 더이상 필요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특히 노 후보를 겨냥, 일부 한국 정치인들이 '여중생사망사건을 정치에 이용하고 있으며 "이 정치인들은 단순히 미국을 매도함으로써 쉽게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해 앞으로 주한미군 및 한미관계가 이번 한국 대선의 핵심 이슈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WSJ는 이날 '한국의 데모만능주의(Korean Demonstrativeness)' 제하의 사설을 통해 최근 한국을 휩쓸고 있는 반미시위의 실상을 전하면서 "이 사태는 분명히 한계를 벗어났"으며 "한국 정치인들은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다시 요구하기 위해 이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이어 최근 한국에서 "주한 미군은 더이상 필요없다는 인식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면서 노무현 후보도 이같은 입장을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특히 "일부 한국 정치인들은 소녀들 가족의 개인적 비극을 정치에 이용하고" 있으며 "이 정치인들은 단순히 미국을 매도함으로써 쉽게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 뒤 "노무현 후보는 평양을 달래기 위한 민주당의 실패한 '햇볕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어떤 이슈를 찾으려 할지 모른다"고 밝혀 마치 노 후보가 '여중생사건'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부시행정부의 강경외교노선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WSJ의 이번 사설은 '노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미동맹은 종식될 것'이라는 요지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28일자 기사와 함께 서방의 보수언론들이 노무현 후보의 대미관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WSJ는 지난 87년 대선에서 당시 노태우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사설, 칼럼 등을 게재해 물의를 빚은 바 있으며 전통적으로 친미노선의 한국 정치인들에게 일방적 지지를 보내왔다.

노무현 후보는 재야변호사 시절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적이 있으나 대통령 후보로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정착될 때까지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 정책으로 택하고 있어 서방 보수언론들의 이같은 주장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ㆍ영의 영향력 있는 언론들이 노 후보의 대미관에 이처럼 노골적으로 의구심을 표명함으로써 앞으로 이 문제는 대선의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WSJ 사설의 주요 내용.

***'한국의 데모만능주의(Korean Demonstrativeness)'/WSJ, 29일자 사설**

지난 2주동안 한국의 반미 데모는 미군 시설들과 서울의 미 대사관을 뒤흔들고 전국의 도시로 확산되었다. 지난 주 미 군사법정은 지난 6월 한국 여중생 2명을 죽인 교통사고에서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2명의 미군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 이후 항의자들은 미군을 살인자로 규정하고 한국에서의 미군의 존재를 종식시킬 것을 요구했다.

26일에는 50명의 폭도들이 철조망을 부수고 서울 북방에 있는 철통 경계 속의 미 육군사단 본부 캠프 레드 클라우드에 침입했다. 경비초소 한 곳에 화염병이 투척되고 수도의 다른 미군 부대를 보호하는 담벽 너머로 15개의 화염폭탄이 던져졌다.

이 모든 폭력사태에 대해 스티븐 보일런 주한미군 대변인은 한국 내 미군의 안전에 관한 “상당한 우려”가 있다고 발표했다. 성난 한국 폭도들의 보복에 대비, 미군들에게는 밤 10시까지 기지로 돌아오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이 사태는 분명히 한계를 벗어났다. 특히 여중생의 죽음이 사고의 결과라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무죄를 선고받은 2명의 미군들은 50톤 짜리 대형 장갑차를 몰고 지뢰제거훈련에 참가 중이었으며 좁은 도로를 걷던 여중생을 치었을 당시 이들의 시야는 제한되어 있었다. 이는 분명히 참극이다. 하지만 미국 관리들은 이 사건에 대해 심심하고도 적절할 유감을 거듭 표명했다.

3일 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주한 미 대사를 통해 여중생들의 가족에게 사과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 레온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 그리고 많은 주한미군 장교들도 사과했고 사건에 직접 관련된 미군들도 역시 사과했다. 워싱턴은 유가족들에게 보상금으로 32만3천 달러를 지불했다. 이 사건에서 미국이 태만한 경우는 없었다.

무죄 평결에 대한 한국의 집단적 반응에는 감정적 분노 이상의 것이 내재되어 있다. 한국 정치인들은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다시 요구하기 위해 이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 SOFA는 한국 내 93개 기지에 주둔한 3만7천명의 미군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바로 작년 이 협정은 근무시간 이외 시간에 미군이 저지른 강간과 살인 같은 폭력범죄를 한국 법정에서 재판하도록 허용하는 쪽으로 개정되었다. 지금 한국인들은 공식 임무를 수행 중에 발생한 미군 범죄에 대해서도 한국 재판권을 적용해야 한다는 보다 광범위한 관할권을 요구하고 있다.

현지 관할권의 확대는 불필요한 것이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주한미군 범죄의 80%는 이미 한국법정에서 다뤄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1953년 종전 이후 비무장지대를 방어함으로써 북한의 남침을 저지해온 주한 미군이 한국에서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인식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점이다. 이런 입장은 현 김대중 대통령이 이끄는 새천년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노무현씨에 의해 표명되고 있다.

일부 한국 정치인들은 소녀들 가족의 개인적 비극을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 미군기지가 언제 어디서나 당장 폐쇄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 정치인들은 단순히 미국을 매도함으로써 쉽게 인기를 얻을 수 있다. 12월 19일 선거에서 근소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노무현 후보는 평양을 달래기 위한 민주당의 실패한 '햇볕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어떤 이슈를 찾으려 할지 모른다.

그러나 적대적인 군사대국의 위협을 받고 있는 나라의 유력한 지도자로서 노 후보는 지속적으로 안보를 강화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군을 대접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일지는 몰라도 그들은 반세기 동안 한반도의 평화를 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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