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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이익치 인터뷰 엿새뒤 보도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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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이익치 인터뷰 엿새뒤 보도한 이유는?

정후보측 "정치적 음모다", 중앙 "전혀 그렇지 않다"

중앙일보가 지난 8일 실시한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의 인터뷰기사를 뒤늦게 14일 보도한 것에 대해 정몽준 국민통합21 대선후보를 깎아내려 연말대선의 최대변수로 급부상한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협상에 제동을 걸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익치 인터뷰 엿새 후에 나온 이유는?**

정 후보측 관계자는 14일 "중앙일보가 지난 8일 실시한 인터뷰를 신문의 상식을 깨고 엿새 뒤에야 보도한 것은 후보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앙일보가 보도한 이익치 전 회장 인터뷰기사는 이미 지난달말 도쿄 기자회견에서 언급됐던 발언내용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 관례를 보더라도 언론이 뉴스의 인물이라고 판단한 사람과의 인터뷰기사를 며칠씩 늦게 내보내는 경우는 없으며 중앙일보도 인터뷰기사를 이렇게 늦게 처리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연보도된 인터뷰기사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의 중앙일보 기사는 14일자 4면에 '"정몽준 후보 선거 때마다 현대重서 뭉칫돈 지원"'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는데 중앙일보 본지 기자와 미주 중앙일보 기자가 직접 이익치 전 회장을 미국 LA에서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인터뷰에서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가 현대중공업의 뭉칫돈을 지원받아 국회의원에 당선한 결과가 결산보고서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 후보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를 때마다 현대중공업 측이 지원한 돈이 얼마인지는 선거 이전과 이후 연도의 결산보고서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면서 "매번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기사에서 이 전 회장을 지난 8일 LA 공항 근처 힐튼호텔에서 만났으며 인터뷰는 두 시간동안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도쿄까지 가서 기자회견을 한 것은 정치적 속셈이 있어서가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도쿄에는 주식펀드 자료를 구하러 갔다가 갑자기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 현대건설 출신 후배를 만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니 아는 기자가 있으면 불러달라고 부탁했을 뿐"이라며 "한나라당과 접촉한 사실도 없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동생인 이회성씨와 내 관계를 잘 알지 않느냐"고 부인했다.

***중앙일보 "정치적 의도는 없다. 고민하느라 시간 걸렸을 뿐"**

이장규 중앙일보 편집국장은 정몽준 후보측이 제기한 이같은 의혹과 관련, "인터뷰를 했는데 늦게 나간 것은 고민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익치 전 회장과의 단독인터뷰는 특종인데 기자가 한 특종을 놓고 안 쓸 수는 없어 며칠간 고민하다가 할 수 없이 쓰자고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국장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 무슨 의도가 있었다면 단독인터뷰 기사를 4면에 배치했겠는가. 다른 신문같으면 어떻게 처리했을지 생각해보라. 이익치 전 회장의 인터뷰기사는 직접 그의 입을 통해 다시 한번 민감한 문제를 끄집어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측은 초판에 형평성 측면에서 정몽준 후보측 반론을 작게 실었다가 시내판에서 2단짜리 상자기사로 키워 보도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이익치 전회장과의 인터뷰를 위해 현지 기자외에 본사에서 별도의 기자를 LA로 보내 인터뷰를 성사시키는 등 이번 인터뷰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몽준 후보측 "이씨 얘기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거짓말"**

정 후보측의 김행 대변인은 반론을 통해 "이씨의 얘기는 다 거짓말이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김 대변인은 ▲상식적으로 국회의원 선거 때 수백-수천억원을 쓴다는 게 말이 안된다 ▲현중의 결산보고서는 수백억원대가 몰래 나갈 수 있는 엉터리가 아니며 참여연대가 3~4년 전에 결산보고서를 다 감토해간 만큼 그 쪽에서 당장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 등을 들어 반론을 폈다.

정후보측은 중앙일보 해명에도 불구하고 속보를 요구하는 인터뷰기사를 중앙일보가 늦게 보도한 배경에는 '후보단일화가 가시화되고 정 후보의 지지율이 하강하는 시점을 골라 정치적 파급효과 극대화를 노린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같은 양측 논란과 관련, 언론계 관계자는 "연말대선을 한달여 앞둔 예민한 시점에, 그것도 연말대선의 최대변수인 노무현-정몽준 후보간 후보단일화 협상이 정점에 달해 있는 시점에 정후보를 공격하는 이익치 전회장의 인터뷰를 엿새간이나 묵혔다가 보도한 대목은 모종의 의도 여부를 떠나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사안"이라며 중앙일보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우를 자초한 게 아니냐는 비판적 논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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