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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양빈에 대해 유보적 입장"

경제특구 투자유치에 부정적 영향 미칠지도-FT 보도

중국 정부는 신의주 경제특구 행정장관에 임명된 양빈(楊斌)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중국정부의 입장은 신의주 경제특구의 투자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베이징, 양빈에 대해 침묵의 장벽을 세우다(Beijing raises wall of silence over N. Korea's capitalist king)' 제하의 기사에서 양빈이 신의주 경제장관에 임명된 지 사흘이 지나도록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정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중앙선전부는 지난 6월 양씨와 그의 사업에 관한 보도를 금지하는 내부 지시를 내렸다. 이와 관련, 중국 언론사의 한 기자는 “양씨와 특구에 관한 긴 기사를 작성했지만 보도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양빈에 대한 중국정부의 보도금지 조치는 신의주 경제특구와 관련, "북한과 중국간에 외교적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게 사실이라면 특구에 대한 투자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중국 관리는 “양씨에 대한 우리의 유보적 입장을 어느 정도까지 북한에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분석가들의 말을 빌어 "신의주 경제특구에 대한 중국 투자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베이징 정부의 모호한 태도는 투자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파이낸셜타임스 기사의 주요 내용.

***'베이징, 양빈에 대해 침묵의 장벽을 세우다'**

메르세데스 1대, 페라리 1대, 롤스로이스 2대, 네덜란드 왕국을 본딴 사무실을 가진 중국에서 두 번째 갑부가 신의주 경제특구 책임자에 임명되었다는 뉴스는 중국 언론에는 꿈 같은 얘기다. 그러나 양빈(楊斌)이 특별행정구(SAR) 장관에 임명되었다는 발표가 나온 지 3일이 지나도록 중국 언론들은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양빈 장관(39)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자신의 회사 유로아시아농업지주회사와 관련된 탈세 및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홍콩 투자가들 사이에서 그의 평판은 매우 나쁘다. 한편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중국의 중앙선전부는 지난 6월 양씨와 그의 사업에 관한 보도를 금지하는 내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소식통들은 밝혔다.

중국 언론사의 한 기자는 “양씨와 특구에 관한 긴 기사를 작성했지만 보도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의 모든 신문과 잡지는 기사의 보도 여부를 결정하는 선전국의 엄격한 통제하에 있다.

선전부의 지침은 양씨와 SAR에 대한 중국정부의 관심도를 보여준다. 이는 또한 SAR과 관련하여 북한과 중국간에 외교적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게 사실이라면 특구에 대한 투자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중국 관리는 “양씨에 대한 우리의 유보적 입장을 어느 정도까지 북한에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양씨가 북한 고위층과 접촉하고 북한이 특구 건설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씨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더욱 첨예화할 소지가 있는 딜레마이다. 양씨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남이 주재한 취임식에서 김정일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양씨 회사의 홍보용 책자에는 별난 대목이 들어 있다. 이 책자에 의하면 김정일은 2000년 양씨에게 김일성 묘소 앞에 있는 150 헥타르의 요지(凹地)를 제공하겠다고 제의했다. 그 목적은 북한 농업의 발전상을 김일성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네덜란드 시민권을 가진 양씨에게 부여된 SAR 관련 권한을 보면 평양이 그를 얼마나 신임하는가를 알 수 있다. 그는 외자 유치, 장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건설, 입법, 경찰 총수 임명, 50만 명의 주민 이주, 숫자 미상의 외국인 전문가 영입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양씨에 대한 북한의 존경은 중국 지도층 내에서의 그의 처지나 그가 소유한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낮은 평가와는 대조적이다. 양씨의 유로아시아 주가는 거래 정지가 풀린 26일 27% 하락한 0.45 홍콩 달러를 기록했다. 유로아시아 주식은 CEO인 첸 준의 사임을 홍콩 증권당국에 보고하지 않아 수일 간 거래정지 처분을 받았다. 포브스 잡지에 의해 재산이 9억 달러로 평가된 양씨는 유로아시아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 주가는 금년 최고가 2.80 홍콩 달러에서 거의 바닥으로 추락했다.

주가는 양씨와 관련된 비리 소문이 퍼지면서 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양씨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CEO가 왜 사임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한편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씨의 임명에 대한 첫 반응에서 묘한 여운을 풍겼다. 이 대변인은 그것을 “환영한다”고 말했으나 양씨 관련 의혹에 관해 질문을 받고는 아는 바 없다고 잡아뗐다.

SAR에 대한 중국 투자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베이징 정부의 모호한 태도는 투자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말했다. 관측통들은 또한 SAR를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의 변화 조짐으로 해석하는 것도 경계했다.

신의주와 다른 북한지역을 분리하는 장벽은 자본주의적 가치가 북한으로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한반도 전문가인 마이클 브린은 “북한은 외국 돈과 외국의 도움은 필요로 하지만 외국인들이 북한 땅에 들어오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은 독불장군식 나라이고 독불장군에 의해 독불장군식 개혁을 시도한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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