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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라크 공격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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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라크 공격 안돼"

키신저ㆍ파월ㆍ스코크로프트 등 잇따라 반대의견 표명

전 미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와 로렌스 이글버거,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콜린 파월 현 국무장관과 아미티지 국무 부장관, 딕 아미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등 미 의회와 행정부의 공화당 전·현직 고위관료들이 지금은 이라크 공격의 시기가 아니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점차 높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라크 공격을 놓고 미 집권당인 공화당이 내분양상을 띠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이 이들은 하나같이 부시 대통령이 간단히 무시할 수 없는 중량급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공개적인 이견표출은 미국의 이라크 정벌에 간단치 않은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16일 ‘고위 공화당원들, 부시의 이라크 전략에 등돌리다(Top Republicans Break With Bush on Iraq Strategy)’제하의 기사에서 의회, 국무부 및 전직 공화당 출신 고위관리들이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미국이 이라크 정벌을 위한 군사적 준비도 적절치 않을 뿐더러 이라크 공격의 명분도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군사행동에 반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들이 지적하는 이라크 공격의 위험성은 전통적인 우방국들로부터의 소외와 중동지역의 불안정성 증가, 그리고 장기적 관점의 미 국익에 대한 위협이다. 이들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가 미국에 얼마나 시급한 위협 요소인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지난 13일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초청한 자리에서 이라크 공격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파월의 자문관들은 앞으로는 이라크가 후세인 제거 이후 어떻게 통치될 수 있을지에 국제적 논의가 집중되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일치를 보았다. 이는 이라크의 민주주의를 보장하기 위해서일 뿐만이 아니라 미 국무부내 반대파들에게 전쟁의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국무부 고위관리는 15일 “이라크 공격을 신념의 항목이 아니라 정책적 선택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엇이 그 다음에 이루어질지에 대한 상당한 확신이 필요하다. 만일 후일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면 일을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의 척 헤이글 상원의원(네브래스카주)에 따르면 파월 국무장관과 아미티지 국무부장관은 최근 부시 대통령에게 국제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라크 공격의 위험과 복잡함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백악관과 국무부 고위관리들은 그같은 모임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 당시 짧은 기간 국무장관을 지낸 로렌스 S. 이글버거도 15일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후세인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할 생각이 없고 우리의 지성이 합리적이라면 왜 모든 동맹국이 반대하는 지금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주에는 딕 아미 공화당 원내총무가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공화당내의 이같은 이견 표출이 상당정도 사전조율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스코크로프트가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자신의 견해를 처음 밝힌 것은 10일전 CBS 뉴스프로그램인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서였다.

뒤이어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12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미국이 군사력으로 후세인을 제거하려 할 경우 유럽 동맹국들과 멀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 국익에도 맞지 않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키신저는 이 칼럼에서 미국의 이라크 군사공격이 시작될 경우 중동은 후세인 제거를 희망하는 국가와 급진 이슬람주의자들로부터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국가간의 분열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할 것은 물론 파키스탄에 대해 새로운 선취권 원칙을 적용하고자 하는 인도가 가장 중요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든 국가에 적용가능한 보편타당한 원칙으로서 선취권을 구축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은 아니라는 말이다. 키신저는 또 ‘세계 최강국으로서 미국이 갖는 특수한 책임은 군사력보다는 힘을 협력으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국제체제를 지향하며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뒤를 이어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라크 공격의 실패가 가져올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이라크 공격이 실패할 경우 전 세계적 대테러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심각한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공격이 이라크로 하여금 이스라엘과 아랍세계와의 전쟁을 유도하기 위한 생화학무기 사용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말이다.

스코크로프트의 비판은 특히 부시 대통령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는 전임 부시 행정부때인 지난 91년 걸프전을 진두지휘한 부시 패밀리의 일원이었으며 지금까지도 부시 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과연 중동, 유럽 등 우방국들의 반대에 이어 자파 정치세력인 공화당내에서 속속 표출되고 있는 이견들을 무릅쓰고 이라크 공격을 단행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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