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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싸워도 좋다, 이겨만 달라"

한국전에 임하는 독일인의 솔직한 심정

"잘 싸우고 지기보다는 못 싸우더라도 이기는 게 낫다."

25일 한국과 월드컵 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을 벌일 독일인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독일 언론들은 한국과의 일전을 앞둔 상황에서 심판들의 판정 등 한국의 개최국 이점과 붉은 악마 등 한국 응원단의 열광적인 응원, 그리고 한국 선수들의 한계를 넘나드는 체력과 정신력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독일 언론들의 이 같은 우려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올리버 칸의 "우리는 각자가 120%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국을 이길 수 있다"는 말을 크게 인용, 보도하고 있는 것에서도 확인된다.

<사진>

독일 전국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독일이 미국을 꺾고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 22일자에서 '아름다운 패자가 되기보다는 어떻게 해서라도 이기는 게 낫다'는 논평을 통해 월드컵에 대한 독일인들의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FAZ "독일의 준결승 진출 성과 폄하하지 말라"**

이 신문은 과연 프랑스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등 이미 탈락한 우승후보들에게 "더 못한 경기를 해라. 그러면 승리가 보장된다"는 제안을 할 경우 이를 거부할 나라는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이 파라과이와의 16강전, 미국과의 8강전을 통해 좋지 못한 경기를 펼쳤지만 결과적으로 승리했다는 성과를 쉽게 폄하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말이다.

루디 푈러 독일 감독은 "도대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며 많은 독일인들이 독일팀의 성과를 과소평가하는 것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조별예선 통과도 어렵다던 독일이 준결승에 진출하며 최소한 '우수' 이상의 학점을 확보했고, 독일인들의 월드컵에 대한 열정을 되살려냈다는 사실은 만족 이상의 성과라는 게 FAZ의 평가다.

한편 한국과의 준결승을 앞두고 심판의 편파판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슈피겔, FAZ, 쥐드도이체차이퉁(SZ) 등 대다수 독일 언론들은 그러나 스스로가 미국과의 8강전에서 발생한 토르스텐 프링스의 페널티 구역안 핸들링 반칙이 스코틀랜드 주심의 오심으로 무사히 넘어간 사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편파판정의 피해자이기보다는 수혜자였다는 측면도 있겠으나 편파판정이 한국전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은 독일인들의 합리적인 균형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5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한국과 독일의 준결승전은 스위스 출신의 저명한 국제심판 우르스 마이어 주심이 진행하게 된다. 1994년부터 FIFA 심판을 맡고 있는 43세의 마이어 주심은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공정한 경기진행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독일전 주심 스위스인 마이어 "대범하진 않으나 공정"**

마이어 주심의 경기진행 스타일은 대범하지는 않으나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AZ는 23일 '한 스위스인이 공정성을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는 기사를 싣고 마이어 주심의 정확한 판정에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이와 함께 독일이 우려하고 있는 편파판정에 대한 걱정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독일인들이 우르스 마이어 스위스 심판에 대해 갖고 있는 기억이 유쾌한 것만은 아니다. 지난 99년 스코틀랜드와의 경기에서 0:1로 졌을 때 주심이 마이어였고, 올해 유럽 챔피언그리그 결승전에서 독일 바이에르 레버쿠젠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 패했을 때의 주심 또한 그였기 때문이다.

FAZ는 남부유럽 국가들이 범한 편파판정에 대한 시비를 독일이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대신 올리버 칸이 말한 대로 "우리에게 편파적인 판정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상황에 대비해야만 한다. 오심이 발생할 경우 그에 대해 오래 시비하기보다는 바로 경기에 몰두해야 한다. 오심이 발생할 경우 흔히들 홈어드밴티지라는 말을 쓸 뿐이다"고 밝혔다.

독일 4강진출의 수훈갑으로 평가받고 있는 칸 골키퍼는 편파판정에 대비한 나름대로의 대비책을 내놓았다. 즉 "한 골을 넣었는데 인정받지 못하면 10분 후 다시 한 골을 넣고, 또 인정받지 못할 경우 다시 10분 후에 한 골을 넣으면 된다"는 것이다.

FAZ는 이같은 칸의 우려가 현실화되선 안된다고 지적하면서도 '대-한민국'을 외치는 한국 응원단의 열정에 독일 선수들이 기죽을 것을 우려했다.

***올리버 칸 "한국의 축구열기가 나를 뜨겁게 한다"**

올리버 칸이 한국전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94년 미국 월드컵 때 더운 날씨를 핑계로 경기출전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 한국전에 대해 칸은 "당시보다 온도가 10도 이상 높을지라도 출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의 뜨거운 응원열기가 자신의 축구에 대한 열정에 기름을 쏟아 부어 아무리 더운 날씨라도 출전하게끔 부추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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