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은 21일자 "한국 8강진출은 편파판정 때문'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일부 중국언론의 월드컵 관련 보도태도를 전했다. 북경청년보, CCTV 등 이들 일부 중국언론은 한국팀의 8강 진출은 심판의 오심 덕택이라는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인민일보 등 다른 중국언론들은 이와는 다른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 예컨대 인민일보는 20일자 기사를 통해 "FIFA와 심판간에 무슨 관계가 있었는지와 관련, 본 기자는 아무런 근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서 "약팀이 강팀을 이겼다고 모두 심판이 도운 것이라는 것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 억지 논리"라고 지적했다.
또 과기일보는 "이탈리아에 두 개의 골을 넣은 것은 한국팀이지 심판이 아니다"라며 한국은 실력으로 이탈리아에 이겼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국언론의 한국 관련 보도를 보다 균형잡힌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차원에서 이들 중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이웃국가 앞서 달려, 우리 지체할 시간 없어'(인민일보, 20일자)**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팀이다. 한국 축구팬이 '1966 잉글랜드'라는 플래카드를 내건 의미는 당시 북한의 승리를 한국이 다시 재현해주길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월드컵 참가팀이 16개팀 뿐이었던 관계로, 현재의 8강 진출은 당시의 준결승전이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아 축구는 '아프리카 축구보다도 못하다'는 여론 아래에서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이번 월드컵을 어떻게 평가하든 한국팀이 아시아를 대표하여 8강에 진출한 사실은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앞으로 아시아지역의 월드컵 본선 진출팀 수 결정과 관련, FIFA는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새로 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존중해야 할 것이다.
중국 축구는 전략적 목표를 조정해야 한다. 이는 외부적으로는 월드컵에서 한일축구의 성과가 전반 아시아 축구계의 구조를 변화시킬 것이기 때문으로, 한일 축구는 이미 아시아축구의 최고의 수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웃 국가가 앞에서 뛰고 있는데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요즈음 언론에는 모두 이탈리아 팀이 억울하게 탈락했다는 보도뿐이다.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탈락했다, 심판이 FIFA 모 간부의 '도구'라는 등 모두 자신이 직접 본 것처럼 쓰고들 있다.
FIFA와 심판간에 무슨 관계가 있었는지와 관련, 본 기자는 아무런 근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양자가 '블랙 당파'라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 강팀들이 탈락한 것에 대해 실망한 것과 관련, 중국 축구계와 축구팬, 전통적인 시각을 가진 언론들이 다른 나라 팀이 탈락한 것에 대해 고소해한다거나 혹은 더 없이 격분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모두 다 무의미한 행위이다.
그러나 약팀이 강팀을 이겼다고 모두 심판이 도운 것이라는 것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 억지 논리다. 강한 팀이 경기를 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대팀이 승리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은 월드컵경기가 아니라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세계적인 강팀들이 감탄을 자아내게 할 만큼의 훌륭한 경기를 치르지는 못하였다. 이미 탈락된 몇 개 팀은 전부 자신들에게 진 것이 아닌가!
심판의 도움이 있었기에 이겼다고 말하는 것과 관련, 만약 중국팀의 매 경기 때마다 심판이 중국팀에게 페널티킥을 주고 거기에다 상대국 선수를 레드카드로 퇴장시켰다 하더라도, 중국팀은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축구는 탁구가 아니다. 중국이 이렇다 저렇다 말할 바가 못된다. 축구를 보면서 화를 내는 것은 건강에도 좋지 않다. 더욱이 중국 축구도 언젠가는 약세로서 강세를 이기고 약자에서 강자로 발전해 나가는 길을 걸어야할 것이 아닌가!
***'한국, 자랑스러워'(북경신보, 20일자)**
주최국의 우세를 빌어 태극호랑이 한국팀은 아시아의 신화를 창조해냈다. 한국팀은 16강전에서 세계 강팀인 이탈리아를 탈락시키고 8강에 진출함으로써 아시아 축구의 역사를 고쳐 썼다.
한국은 강인한 의지력으로 교만한 이탈리아팀을 꺾었다. 심판의 한국에 대한 편파판정이 이번 경기의 완벽성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으나 한국팀의 영광은 완벽하다!
한국팀의 경기는 전 아시아인으로 하여금 자랑과 자긍심을 느끼게 하였고 한국 축구팬들의 열렬한 환호 장면은 전 아시아를 부럽게 하였다. 한국의 오늘은 중국의 내일임을 굳게 믿는다.
***'잠 못드는 밤'(과기일보, 20일자)**
한국의 축구팬은 열광적이다. 그러나 그들은 축구에 대해 열광적인 게 아니라 국가에 대해 열광적이다. 그들의 애국심이 열광적으로 불타고 있다.
이번 경기 결과는 더 이상의 많은 해석과 설명은 필요가 없다. 이탈리아에 두 개의 골을 넣은 것은 한국팀이지 심판이 아니다.
열광적인 감정은 보통 오래 가지 못하나 월드컵과 월드컵을 대표로 한국의 재발전을 기대하는 한국인의 감정은 오랫동안 묻어두고 있던 열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과거 세계를 뒤흔들었던 '4마리 작은 용' 중 한국만이 아시안게임, 올림픽, 월드컵을 개최하였고, 금년 9월에는 아시안게임을 또 개최하게 된다. 한국은 이에 만족치 않고 새로운 열광으로 2010년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려 하고 있다.
같은 아시아인으로 느끼는 기쁨은 한국인의 그것과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각 중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잠들지 못할 것이며 많은 이탈리아인들도 잠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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