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홈팀 한국과 비긴 데다, 아무런 불상사 없이 경기가 마무리되자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미국의 통신사인 AP는 "미국이 선취골을 뽑고 한국의 페널티킥 등을 막아낸 끝에 주최국인 한국과 무승부를 이루었다"면서 "이는 행운이었다"고 전했다.
AP는 또 당초 우려됐던 한국민의 반미 감정에도 불구하고 경기 시작전 미국 국가가 연주되자 한국 관중들은 박수를 치며 질서정연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기사를 쓴 로날드 블룸 기자는 "미국은 붉은 악마들의 거대한 응원에도 불구하고 홈팀에 맞서 귀중한 승점 1점을 확보했다"며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블룸 기자는 또 경기가 벌어진 대구 구장이 육상 트랙으로 관중석과 경기장이 분리된 구장이었다는 점에서 미국 선수들에게는 경기하기가 한결 편했다고 지적했다. 월드컵 북중미 예선이 벌어진 코스타리카 산 호세의 사프리사 구장은 관중석과 경기장이 맞붙어 있는 축구전용구장으로 미국 선수들은 이 경기장에서 관중들로부터 동전에서부터 물병, 심지어 오줌통 세례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한편 브루스 어리나 미국팀 감독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한국민들에게 대단한 날이었다"면서 "우리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 열심히 싸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경기의 수훈갑은 프리델"이라며 이을용 선수의 페널티킥 등을 막아낸 미국팀 골키퍼 브래드 프리델을 치켜세웠다.
AP 통신 기사를 인터넷판에 전재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미국, 주최 팀에 맞서 승점 얻다' '적대적 분위기 속에서 1대1 무승부로 탈출한 데 미국은 만족'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역시 AP 기사를 전재한 USA 투데이는 '미국 무승부로 탈출'이란 제목을 뽑았다.
또 '미국, 한국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아 무승부를 이루다'라는 제목을 뽑은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은 일찌감치 선취골을 뽑았으나 한국의 거센 반격에 밀려 동점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프랑스 통신인 AFP 기사를 전재, 경기 소식을 담담하게 전했다. AFP는 이 기사에서 "후반 골든 보이 안정환이 동점을 이루었다"면서 "후반 종료 직전 최용수가 승리를 낚아챌 수 있는 '영광의 찬스'를 맞았으나 이를 무산시키고 말았다"고 전했다.
AFP는 한국이 경기를 압도하면서 수많은 득점 찬스를 맞았으나 미국의 완강한 수비에 막혀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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