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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의 5000억, 원혜영의 57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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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의 5000억, 원혜영의 57만 원

[트위스트] 국민연금 기부 소식에 끄덕이게 되는 이유

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다음 달부터 받게 될 국민연금을 부천희망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매월 수령하는 국민연금 57만 원을 경제적 소득이 끝날 때까지 부천희망재단에 기부하겠다"며 20일 부천희망재단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김범용 상임이사에게 약정서를 제출했다.

1996년 풀무원 회사 지분 모두를 장학재단에 기부한 그는 이미 '원조 기부 천사'라고 불리고 있다. 원 의원은 "풀무원 회사 지분을 처분한 20여억 원을 장학재단에 기부하고, 또 책을 펴내서 책의 인세도 기부하고. 그리고 본인은 전세를 살고 있구요, 주행거리가 30만 km가 넘는 낡은 자동차를 타고 다니시는 분이 있습니다. 검소한 생활, 그리고 기부와 나누는 삶, 이것이 우연한 기회에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분인데요, 누구일까요?"(2월 8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는 라는 소개를 받기도 한다.

▲ 부천희망재단 김범용 상임이사, 안정숙 여사, 원혜영 국회의원 ⓒ부천타임즈(양주승)

"연금이 그리 큰 금액은 아니지만 좋은 결단 하셨네요' 앞으로도 많은 선행 기대할께요"(@Random_Park)라며 트위터 이용자들도 원 의원의 기부 소식에 모처럼 활짝 웃는 모습이다.

기업인 출신으로 경기도 부천시장을 거쳐 국회의원이 된 그를 @hangulo는 "MB의 청계재단 꼼수 기부보다 훨씬 낫네"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비교했다. 2002년 6.13 지방선거에서 제3대 부천시장으로 재선된 그는 세계만화축제를 개최하고 국내 유일의 만화박물관을 건립하는 등 부천을 '문화도시'로 만들었다. 또 '한 뼘의 땅에라도 나무를 심자'는 캠페인을 벌여 부천을 '녹색도시'로 변모시켜 부천 시민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부천시장으로 시민들에게 인정받은 원 의원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도 비교됐다. @dangmosoon는 "서울시장 하면서 몇십억 재산 늘린 오세훈하고 비교 되네요"라며 "이런 분이 시장으로 나오면 좋을 텐데"라고 덧붙였다. 특히 @bloginissue는 "진정성이 나타나는 기부! 서울시장 후보 검증에도 기부에 대한 부분 체크해야 좋을 듯"이라고 말했다.

실제 원혜영 의원은 <프레시안>이 지난 2일 실시한 '안철수-나경원 가상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 조사' 중 민주당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천정배(20.9%), 박영선(17.3%)에 이어 11.9%로 3위에 올랐다. (안철수-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발표 전, 윈지코리아컨설팅 서울시민 700명을 대상, 유선전화 RDD 방식)

최근 우리 사회도 정치인이나 기업인의 기부가 낯설지만은 않다. 지난 8월 16일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사재 5000억 원을 들여 '아산나눔재단'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이명박 대통령도 2007년 대선 후보 시절 "우리 내외가 살 집 한 채만 남기고 가진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며 2009년 331억 원 규모의 '청계장학재단'을 설립했다. 또 삼성 이건희 회장은 1조 원 규모의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들의 '억' 소리나는 기부가 과연 순수한 기부일까. 바로 옆에서 누군가 '도리도리' 고개를 젓는 듯하다. 물론 몇천억 원의 재산을 사회에 투척하는 일은 단전에 힘을 주고 '결심'해야 하는 일이다. 그렇기에 이명박 대통령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규모도 작고 기자회견도 없는 원 의원의 기부가 따뜻한 가을볕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기부하는 사람이나 소식을 접하는 사람이나 힘들여 탄성을 지르지 않고, '끄덕끄덕' 할 수 있는 이유가 뭘까.

여러분이 생각하듯 그의 기부가 꼼수 없는 선행이기 때문이리라.

풀무원 식품 창업주인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1998년 민선 제2, 3대 경기도 부천시 시장을 거쳐 제14대, 17대, 18대 국회의원(지역구 경기도 부천)으로 오는 27일 61세 회갑을 맞아 10월부터 57만 원의 국민연금을 수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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