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 선수는 24일 충북 충주에서 열린 2013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여자 48㎏급 결승에서 자신보다 12세 어린 김다솜(19) 선수와 대결해 22-20 판정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1·2라운드는 김다솜 선수가 공격을 주도하면서 점수에서 앞서 갔지만, 3라운드에서 오픈블로우(손바닥 부위로 치는 행위)로 2점을 감점 받으면서 주춤했다. 그 후 이시영 선수는 유효타를 연달아 성공하며 역전에 성공했다.(☞경기 영상)
하지만 경기 전체에서 이시영 선수를 압도한 것으로 보인 김다솜 선수가 더 낮은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해 의혹을 보내는 이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SNS 사이트 등에서는 홍보 효과가 뛰어난 이시영 선수를 큰 대회에 출전시켜 침체된 복싱의 인기를 되살리려는 복싱연맹의 의도가 개입돼 판정이 제대로 내려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24일 오후 충북 충주체육관에서 열린 2013 복싱 국가대표 48kg급 결승전을 펼치고 있는 이시영(오른쪽) 선수와 김다솜 선수. ⓒ뉴시스 |
이러한 의혹에 대해 이날 경기의 주심을 본 조종득 대천체육관 관장은 25일 <연합뉴스>에 "아마추어 복싱에서 공격성은 점수를 주는 기준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조 관장은 "김다솜의 오픈블로우가 많아 계속 주의를 줬다"면서 "규정상 3번째 주의에서 경고를 줬어야 하는데 김다솜이 규정을 잘 모르는 것 같았고 (이시영이 유명 배우라는) 여론을 고려해 내 재량으로 경고를 주지 않고 있다가 4번째에서야 경고를 줬다"고 덧붙였다.
더 공격적이었던 김다솜 선수의 모습은 아마추어 복싱 경기에서 채점 기준이 아니며, 반칙으로 판정된 공격을 제외하면 이시영 선수의 유효타가 더 많아 판정에서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이 조 관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다솜 선수가 소속된 수원태풍무에타이체육관이 "편파 판정으로 태극마크를 빼앗겼다"며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에 정식 항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는 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시영 선수에게 복싱을 가르친 것으로 알려진 홍수환 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도 25일 <동아일보>에 "누가 봐도 (이시영 선수가) 진 경기"라며 이번 판정은 복싱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고 양 선수에게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편파 판정 논란은 SNS에서도 벌어졌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트위터에서 "운동 선수들 태극마크 하나 달려고 평생 땀 흘리는데 다른 스포츠도 아닌 권투 경기에서 얼굴 예쁘고 유명하다고 태극마크 줘버리면 이게 무슨 나라 망신인가"라며 이시영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 반납을 주장했다. 반면,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해당 경기 영상을 링크하고 "김다솜의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수 있겠지만 터무니없는 편파판정은 아닌 듯. 중계하던 이들도 이시영의 승리를 점치고 있습니다. 이번 판정과 상관없이, 복서로서 이시영이 가진 재능과 그동안 들인 노력이 그저 '얼굴 예뻐서'라는 말 한마디로 폄하되는 일만은 없어야겠습니다"라고 해 대조를 보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