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는 8일 윈도 XP에 대한 추가 업데이트, 최신 드라이버, 보안 패치 등이 1년 뒤부터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MS는 이날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전자상거래·금융서비스 등 민감하고 중요한 서비스가 인터넷으로 이뤄지는 오늘날의 환경에서 2001년 출시된 윈도 XP로 안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이와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 윈도 XP 로고. |
PC 운영체제의 시장 점유율을 집계해 발표하는 스탯카운터의 자료를 보면 윈도 XP는 2008년 7월 기준으로 점유율 75%에서 지난달 기준 약 23%로 내려앉았다. 윈도 7이 지난달 기준 52.61%, 윈도 비스타가 6.13%, 최신 버전인 윈도 8이 3.9%를 차지하고 있다.
스탯카운터가 집계한 한국의 운영체제 점유율을 보면 윈도 7이 54.63%, 윈도 XP가 32.69%, 윈도 8이 3.62%, 윈도 비스타가 2.66% 순이다. 다른 국가보다 윈도 XP 서비스 중단에 따른 교체 수요가 많고, 교체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보안 위협도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의 윈도 XP 점유율이 세계 평균보다 높은 이유는 윈도와 MS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 중심의 인터넷 환경 탓도 있다. 윈도 XP가 오랫동안 자리를 잡아오면서 공공 기관 홈페이지나 전자상거래 등이 윈도 XP 상에서 가장 잘 구동하도록 설계돼 왔다. 윈도 7의 점유율이 개선되면서 상위 버전에서도 제대로 돌아가는 추세지만 몇몇 사이트는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설정을 조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한국은 전자상거래를 할 때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도록 강제되어 있다. 공인인증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구동되는 액티브엑스(ActiveX)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윈도 XP 사용자들은 대체할 운영체제로 애플의 맥 OS나 무료 운영체제인 리눅스보다는 윈도 상위 버전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윈도 XP가 오랫동안 사용되면서 개인 PC 사용자를 중심으로는 인증을 받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불법 해적판이 널리 퍼진 상태다. 해적판 사용자들이 인증 절차가 더 까다로운 윈도 상위 버전을 합법적으로 구매한다면 지난해 출시한 윈도 8의 판매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MS의 이번 조치는 더 큰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반면에 10여만 원대에 이르는 윈도 상위 버전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이들이 윈도 XP를 많이 사용한다면 1년 뒤부터 악성 코드에 노출되는 PC의 위험성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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