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백혈병 노동자' 산재 인정 여부를 놓고 행정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삼성SDI에서도 백혈병 등 희귀병에 걸린 노동자들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하고 삼성SDI에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피해 노동자 및 유족, 울산 지역 노동자 건강권 대책위원회, 삼성일반노조, 반올림, 울산인권운동연대는 21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에 산재요양을 신청한 여병운 씨는 1988년부터 2006년까지 삼성SDI 울산공장 칼라브라운관사업부, 2006년부터 현재까지 PDP 사업부에서 일하며 불산과 유기용제, 레이저를 이용한 작업을 해오다 2012년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또 2004년 삼성SDI 울산공장 사내업체에 입사해 브라운관 마스크 세척 작업 및 설비 공장 조치 작업을 2년간 해오다 2005년 급성림프구성백혈병에 걸려 그해 사망한 고 박진혁 씨의 유족도 이날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서를 근로복지공단에 접수했다.
이밖에도 여 씨와 같은 공장 사업부에서 브라운관 세척 작업 및 형광체 조합 업무를 맡던 김 모 씨가 지난해 9월 비인강암으로 산재를 신청해 역학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반올림 등은 이들 이외에도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암에 걸려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이들이 15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피해 노동자 대부분이 일했던 칼라브라운관 1공장과 별도로 세워진 2·3공장에서도 같은 작업이 이뤄졌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지금까지 직업성 암 피해자에 대한 사실관계는 철저히 은폐되어 왔으며 직업성 암에 걸린 당사자와 아들을 잃은 유족의 1인 시위와 투쟁을 통해 이런 사실들이 어렵게 확인되어 온 과정에서 심한 충격과 분노를 느낀다"며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삼성SDI 울산공장 직업성 암 피해자 제보를 지역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직업성 암 피해자를 조직하여 집단 산재 신청과 산재 인정 투쟁, 진상 규명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삼성SDI는 직업성 암 피해자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직업성 암 집단 발병에 대한 명백한 규명과 함께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며 "직업성 암 피해자와 가족들이 제대로 치료받고 치유할 수 있도록 충분히 보상하고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작업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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