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말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뒤 그의 삶을 다룬 영화로는 최초인 <잡스>는 애슈턴 커처가 잡스 역할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잡스의 무명 시절부터 컴퓨터 시장의 개척자가 된 때를 다룬 이 영화에 대해 비평가들은 2000년대 아이팟·아이폰 등을 앞세워 IT업계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던 후기 잡스의 모습이 편향된 시각으로 반영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CNET>은 영화에 대해 "계속해서 조연들은 잡스에게 어떤 일을 왜 할 수 없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잡스를 연기하는 커처는 불가사의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의 우려를 일축한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매번 잡스는 애플이 개발하는 기술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시킬지 이야기한다. 동료들은 그와 논쟁을 벌이지만 그를 이기지 못한다. 왜냐면 그들의 역할에 대해서 제대로 묘사되지 않고, 영화 제작자들은 잡스의 잘못된 점을 보여주는 데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어서 "<잡스>에서 보이는 애플의 모든 실패 사례는 주주들의 눈치를 보는, 보수적이고 퇴행적으로 사고하는 경영진이 초래한 결과로 묘사된다. 그 결과 관객들은 2시간동안 커처와 벌이는 논쟁에서 패배하는 캐릭터들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더 넥스트 웹>은 "매킨토시와 리사 컴퓨터가 불러온 중요한 기술 발전은 영화에서 보이지 않는다"라면서도 "전반적으로 <잡스>는 고전적인 스티브 잡스 전기 영화가 되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잡스는 과거에 본 적이 없는 복잡한 내면의 소유자이다. 그러나 그가 특정 시기에 보인 모습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영화는 성공적이다"라고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생애를 다룬 영화 <잡스>에서 잡스 역할을 맡은 배우 애슈턴 커처가 25일(현지시간) 영화가 공개된 선댄스영화제에 참석한 모습. ⓒAP=연합뉴스 |
한편, 이 영화의 일부 장면이 온라인에 올라오면서 논쟁을 유발하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 영상에서 잡스는 애플의 공동 설립자 스티브 워즈니악이 만든 운영체제(OS)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데, 워즈니악이 "누구도 컴퓨터를 사고 싶어 하지 않아"라고 말하자 잡스는 "그들이 본 적도 없는 걸 사고 싶은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아"라고 말한다.
하지만 워즈니악은 IT 전문 블로그 <기즈모도>에 해당 장면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았다는 워즈니악은 "우리는 결코 그런 식의 상호작용이나 역할을 한 적이 없다"며 "(영화에서 드러나는) 내 캐릭터는 (실제에) 가깝지만 (다른 인물의) 캐릭터는 매우 잘못됐다"고 말했다.
워즈니악은 또 다른 언론에 이 영화가 잡스와 마약의 관계를 묘사한 대목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워즈니악은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 전기에 기초를 두고 <소셜 네트워크>의 각본가 에런 소킨이 대본을 쓴 잡스의 또 다른 전기 영화에 자문역으로 참가했다.
워즈니악의 불만에 대해 영화 제작사 측은 성명에서 <잡스>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며 정확한 묘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오락 영화의 특성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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