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사측이 정리해고자였던 고(故) 최강서 씨의 자살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가 요청한 교섭을 거부했다.
금속노조는 25일 사측에 26일 오전 10시 30분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신관회의실에서 '최강서 열사 대책 관련 교섭'을 진행하자고 공문을 보내고, 예정대로 이튿날 회사 출입을 요구했지만 정문에서 가로막혔다.
26일 한진중공업은 교섭위원 출입을 허용하는 대신 "(최강서 씨의 자살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개별적인 사안"이라며 "노사 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어 교섭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공문을 정문 앞에서 금속노조에 전달했다.
한진중공업은 "금속노조에는 교섭 대표권이 없고, 노조 조합원 사망 대책은 단체교섭사항이 될 수 없다"는 점 또한 교섭 거부 사유로 들었다.
단 회사는 유족과 개별적인 협의는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유족 측은 고인과 관련한 모든 교섭을 금속노조에 위임한 상태다.
금속노조는 "유가족으로부터 교섭 위임장을 받은 금속노조와의 교섭을 거부하는 회사의 행위는 최강서 열사, 유가족, 노동자들을 정면으로 모욕하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회사는 교섭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하게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정리해고 뒤 재취업했으나 강제로 무기한 휴업자가 된 최 씨는 지난 21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안 노조사무실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남긴 유서에서 "민주노조 사수하라. 손해배상 158억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박근혜가 대통령 되고 5년을 또… 못하겠다. 지회로 돌아오세요. 동지들. 여지껏 어떻게 지켜낸 민주노조입니까?"라는 말을 남겼다.
이와 관련, 지난해 정리해고 철회 문제로 노사가 대립한 뒤 한진중공업 사측은 한진중공업지회에 손해배상 158억 원을 청구한 바 있다. 올해 9월에는 조합원 과반을 획득한 제2노조가 단체교섭권을 넘겨받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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