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일부터 포괄수가제가 도입되는 7개 질병군에 대해 수술을 거부하겠다고 밝혀온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와 공동 여론조사를 벌여서 포괄수가제를 찬성하는 여론이 많으면 수술 거부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시민단체는 "예정대로 수술 연기를 강행한다면 해당 의료기관의 명단을 공개하고 퇴출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8일 오전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 1000명과 질병이 없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포괄수가제에 대한 여론조사를 벌이자"며 정부가 공동으로 하지 않는다면 단독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의협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포괄수가제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면서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단체 행동도 없을 것이며 정부가 밀어붙이는 제도를 국민이 수용한다면 우리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자단체연합회는 17일 "의사협회가 국민에게 뜻을 물어 행동방침을 정하겠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누가 의사협회가 조사한 결과를 믿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단체는 "의사들이 수술을 연기할 때 환자의 동의를 받겠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상 의료 현장에서 통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꼬집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안과의사회 등이 예정대로 수술 연기를 강행한다면 해당 의료기관의 명단을 공개하고 퇴출 운동을 벌일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시행돼온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의 '비급여 진료비' 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실사요청, 형사고발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환자단체연합회는 "포괄수가제에서 총액에 비급여 진료비를 상당 부분 포함했음에도, 동네의원들이 사실상 계속 비급여 진료비를 받아왔을 가능성이 높다"며 "비급여 진료비 때문에 환자들만 피해를 봤을 가능성이 큰 만큼 반드시 조사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행법상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를 임의로 환자에게 청구하는 것은 불법이다. 의사협회가 포괄수가제 전면 시행에 반대하는 것은 그동안 병의원이 불법적으로 '임의 비급여 청구'를 통해 수술비를 보전해왔다는 반증이라는 주장이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도 18일 오전 대한의사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협회가 문제 제기 하는 낮은 수가 문제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적정수가의 책정, 포괄수가제 전면 확대 등과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는 "지금 의사협회의 행위는 국민뿐만 아니라 일부 동료 의사들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의협은 수술 거부와 같은 대국민 위협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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