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집계 결과 사회당과 중도좌파계열의 DVG당, 급진좌파당(PRG)의 사회당 블록은 577명의 하원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에서 313~315석을 확보해 과반인 289석을 넘어섰다고 <BBC>가 전했다.
이로서 사회당 블록은 연정 가능성이 점쳐졌던 녹색당이나 극좌파인 좌파전선 없이도 의회 과반을 넘어서 올랑드 대통령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18일부터 멕시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녹색당은 이번 선거에서 19~20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좌파전선도 10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 회기 집권 여당이었던 대중운동연합(UMP)은 304석에서 214석으로 100석 가까이 잃을 것으로 보인다. UMP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고 이번 선거에서도 참패함으로써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거친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지난 프랑스 대선에서 '르펜 돌풍'을 일으켰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는 프랑스 북부 지역에서 사회당 후보에 100표라는 간발의 차이로 패배했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9.15%의 지지를 얻었던 중도 성향 민주동맹당의 프랑수와 바이루 후보도 재선에 실패했다.
하지만 르펜 후보의 조카이자 국민전선의 전 당수 장 마리 르펜의 손녀 마리옹 마레샬-르펜 후보가 프랑스 남부에 출마해 당선되는 등 국민전선은 1988년 비례대표 의원 이후 24년만에 2명의 의원을 배출했다.
▲ 프랑스 하원 역사상 최연소 국회의원이 된 국민전선의 마리옹 마레샬-르펜 당선자(22). ⓒAP=연합뉴스 |
한편, 올랑드 대통령의 동거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와의 불화설이 번졌던 올랑드의 옛 동거인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 후보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루아얄 후보는 프랑스 서부 라 로셸 지역에서 사회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 DVG당 소속으로 출마한 리비에 팔로르니 후보와 맞붙었는데, 트리에르바일레는 결선투표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팔로르니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해 옛 연인을 지지한 올랑드를 무색하게 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루아얄의 낙선 원인에 대해 트리에르바일레의 트위터보다는 라 로셸 시장과 시의원 등 중도우파 정치인들의 집중적인 팔로르니 지원이 더 컸다고 전했다.
유권자 힘 실어준 올랑드, 갈 길은 첩첩산중
통상적으로 프랑스 유권자들은 새 대통령에게 입법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여당에 힘을 불어넣는 경향이 있다. 올랑드 역시 이번 선거에서 완승을 거두면서 공약했던 경기 촉진과 실업 구제 계획을 밀어붙일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됐다. 하지만 헌법 개정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는데는 실패해 차후 프랑스와 독일이 유로존 바깥으로 정치‧재정 연합을 확장하는 방법에 동의한다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또한 현재 유로존 위기에서 프랑스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랑드의 정치적 성과가 경제정책 실패로 조기에 묻힐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 경제는 올해 단 0.5%, 2013년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랑드는 기업의 세금을 올리고 금융거래세를 신설하는 한편, 사회보장과 교육분야 지출을 늘리는 경기부양안을 공약했는데, 동시에 프랑스 정부는 올해 정부부채를 국내총생산 대비 4.5%, 2013년에 3% 수준으로 낮춰야하는 부담도 남아 있어 적극적인 지출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사르코지 정부가 올린 정년을 62세에서 60세로 다시 돌려놓아 연금수령 범위를 확장한 올랑드 정부의 개혁에 대해 긴축재정을 강조하는 독일은 '혼자 엇나가고 있다'는 불쾌감을 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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