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가 94일 만에 파업을 풀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MBC 노조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우리는 여태껏 해온 대로 쭉 간다"고 강조했다.
파업 135일째를 맞은 12일 오후 2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파업 진행 상황과 <무한도전>, 김미화 씨 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노조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 위원장과 이용마 홍보국장이 참석했다.
"<무한도전> 외주화, 사측에도 도움 안 돼"
▲김태호 <무한도전> PD. ⓒ뉴시스 |
이와 관련, 김 사장은 지난 11일 임원진 회의에서 "<무한도전>이 정상화되기를 마냥 기다릴 수 없다. 외주화 검토도 가능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한도전>은 지난 1월 28일 방송 이후로 19주째 결방 중이다.
정 위원장은 "김태호 PD가 복귀하도록 압박하는 용도"로 김 사장이 <무한도전> 외주화 카드를 꺼냈다며 "오직 노조와의 '게임'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한 것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김 사장이 <무한도전>의 아이콘 격인 김PD를 대체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노조의 와해를 노려 이와 같은 발언을 했다는 얘기다.
정 위원장은 그러나 김 사장의 이와 같은 발언에 대해 "단순히 시청자 반응만 봐도, 그게 사측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MBC <무한도전> 홈페이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MBC를 비판하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MBC 파업 계속 간다
한편 정 위원장은 MBC 노사관계는 KBS 새노조의 경우와는 다르다며, MBC 노조가 현 상황에서 파업을 풀고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사측의 대화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KBS는 파업 기간에도 사측이 대화로 문제를 풀 의지를 보였다. 김인규 사장이 노조 측에 대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며 "반면 김재철 사장은 노조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정 위원장은 그간 이어진 징계 사례와 사내 간부들마저 파업에 동참한 현실을 들었다. 또 최근 대기발령 명령 과정에서 임원진이 경력직 입사자와 신입사원들을 압박한 사례도 회사의 태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조합은 이번 파업이 극한투쟁으로 가지 않도록 노력했는데, 회사가 쓸 수 있는 폭력은 다 썼다"며 "징계, 조직개편에 아무런 원칙이 없다. 오직 국면돌파를 위해 여러 행위를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민의가 사태 해결을 요구하는데 모아지고, 이 민의가 국회에서 반영되지 않는 이상 현 교착상황이 풀리긴 쉽지 않다고 정 위원장은 말했다.
그는 "김 사장을 정리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국회)이 있는데, 그들이 방관만 하고, (청와대의) 눈치보기만 하고 있다"며 "국회에서도 야권만 세게 목소리를 내지, 여권은 여전히 함구한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보다 적극적으로 민심을 모으기 위해 "지난주부터 백만인 서명운동에 들어갔다"며 "당장은 대국민 여론전에 집중하겠다는 게 향후 투쟁 목표"라고 전했다. 최근 MBC 노조는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통해 각종 유력인사들과의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 이용마 홍보국장은 "내일 김장수 전 국방부장관 인터뷰가 예정돼 있다. 보수인사임에도 김재철 사장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 부분을 내일 특보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예전처럼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콘서트와 같은 방식도 생각 중이다. 아직 구체화된 건 없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여전히 MBC 노조의 투쟁기조와 방향은 변함없다"며 "지금껏 해 온 그대로 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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