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 등 7개국을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 예외 적용 대상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이란산 원유를 운송하는 선박에 대한 재보험을 금지하는 유럽연합(EU)의 제재가 임박해 있어 이란산 원유 수입 정상화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한국, 인도,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스리랑카, 터키, 대만이 최근 이란산 원유 수입을 크게 줄였다며 해당 7개국에 대해 180일 간 미 국방수권법에 따른 제재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지난 3월에도 일본과 유럽 10개국에 대해 예외 적용을 인정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말 의회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안에 서명한 이후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은 급감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1773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0% 가량 감소했다.
미 정부의 이번 발표로 한국은 이란산 원유 거래 시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에서 당장은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최근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의 핵심이 유럽발 제재로 옮겨진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EU는 지난 1월 유럽 보험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유조선 보험 및 재보험을 금지하는 제재안을 마련해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한국은 지난 4월부터 유럽에 대표단을 보내 이 조치의 예외 인정을 받기위한 설득작업에 들어갔지만 최근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EU 제재의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정부의 협상 노력 못지않게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이 이란과 벌이고 있는 핵 협상의 향방이 중요한 상황이다. 최종 결과는 오는 25일 열리는 EU 외무장관이사회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EU 제재의 예외를 인정받지 못할 경우 정부가 대신 지급보증을 서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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