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시리아 활동가들은 6일 시리아 중부 하마의 마르자트알쿠바이르와 마자리프 마을에서 여성과 아동을 포함해 최대 86명이 죽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규모는 출처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시리아인권관측소의 경우 87명, 시리아 반정부연합 '시리아 국가위원회'(SNC)는 여성 20명과 아동 20명을 포함한 100명이라고 주장했다. 시리아 내 활동가 네트워크(LCC)는 35명의 일가족을 포함해 78명이 숨지는 등 이날 시리아 전역에서 14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BBC>는 아직 이번 학살에 대한 독립적인 정보나 학살 상황이 기록된 온라인 동영상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이번 사건 역시 훌라 학살의 유력 용의자인 친정부 민병대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저녁 하마에서 약 20㎞ 떨어진 두 마을에 탱크를 동원한 정부군의 포격이 가해졌지만 이날 희생의 대부분은 인근의 친정부 성향 마을에서 온, '샤비하'(Shabiha)라고 불리는 친정부 민병대가 저질렀다는 것이다.
친정부 민병대는 근거리에서 주민들을 총으로 쏘거나 칼로 찔러 살해했으며, 대상에는 여성과 2살도 안된 아기가 포함됐다. 민병대는 또 가옥에 불을 질러 최소 12구의 시신을 불태웠고 나머지는 가져갔다고 활동가들은 주장했다.
한 활동가는 <BBC>에 "그들은 마을에 있던 (거의) 모든 이들을 처형했고 극소수만이 도망칠 수 있었다"며 "희생자의 다수는 칼에 의해 끔찍하고 추악한 방식으로 학살당했다"고 주장했다.
▲ 지난 1일(현지시간) 레바논에서 '훌라 학살'을 규탄하는 시위 장면. ⓒAP=연합뉴스 |
반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테러단체가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외국 군대의 개입을 촉발하려는 무장단체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리아 국영방송은 인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정부군이 시민들의 요구에 응해 해당 지역의 무장 테러리스트 근거지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정부군이 마을에서 손발이 묶인 여성 2명과 아동 수 명의 시체를 발견했다며 이들은 '테러리스트'들이 마을에 머물러 있을 때 살해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훌라 학살의 전례가 있는 상황에서 유엔(UN) 휴전협상 감시단이 활동가들의 주장을 전혀 근거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외부의 인권단체들도 유엔 감시단이 미루지 말고 이번 학살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 감시단은 훌라 학살의 진상과 관련된 몇몇 증거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뉴욕타임스>는 새롭게 터진 '하마 학살'의 진상을 가리라는 요구가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코피 아난 유엔 특사에게 새로운 압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난 특사는 자신이 주도해 휴전 협상을 이끌어낸 이후에도 여전히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가 시리아 사태에 무능력하다는 비난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알아사드 정권을 비호하고 있는 러시아와의 접점 모색도 시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서방 관료를 인용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장관이 프레드릭 호프 중동 특사를 모스크바로 보내 알아사드 정권 이후의 권력이양에 대해 러시아 정부와 공통된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평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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