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수도권 일대를 지나는 항공기와 선박 등에서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신호 교란 현상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짓고 국제기구를 통해 항의할 방침이다.
외교통상부는 9일 "지난 4월 28일 이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GPS 신호 교란과 관련해 정부는 국제기구 등을 통해 북한 측에 신호 교란 행위의 즉각적인 중지와 재발방지를 촉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항의 서한을 북측에 송부하는 한편, 관련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응해 나가고 관련 국제기구에도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GPS 신호 교란 행위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헌장에서 규정한 '유해 혼신 금지'에 위배되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협약에 따라 보장되는 국제민간항공의 안전에 대한 위협이 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북한은 ITU와 ICAO 모두 가입해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현재 (국제기구에 문제 제기를 위한) 관련자료 검토 등 실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특별작전행동소조 명의의 '통고'에서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며 "특별행동은 일단 개시되면 3∼4분, 아니 그보다 더 짧은 순간에 지금까지 있어본 적이 없는 특이한 수단과 우리 식의 방법으로 모든 쥐새끼무리들과 도발 근원들을 불이 번쩍나게 초토화해버리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8일부터 GPS 전파 교란 사태가 발생했고, 방송통신위원회와 국방부 등은 이달 초 교란신호가 북한 개성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현재까지 GPS 교란으로 항공기 658대와 상선과 어선 등 202척이 영향을 받았다고 집계했다. 지난 6일 오후 6시부터 7일 오전 10시까지는 교란신호가 없었다.
GPS 교란신호가 발생하면 항공기의 경우 착륙과정에서 바퀴가 제대로 내려오지 않는 등의 위험이 따르지만 이번 전파 방해로 실제 피해를 입은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관성항법장치와 전방향표지시설 등을 이용해 항공기 등이 정상 운항을 해왔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