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광명성 3호'를 실은 로켓을 발사함에 따라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도 곧바로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위성 발사가 2009년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위반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내용의 문서가 채택될 것으로 보이지만 문구의 수위를 결정하는데 있어 상임이사국 중국의 입장이 변수로 남는다.
<AP>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유엔의 한 외교관은 안보리 15개 회원국이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후속 조치를 결정하기 위해 13일 오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보리는 지난 2006년과 2009년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을 때 당일 소집됐지만 이번에는 로켓 발사 시간이 미국 동부시간으로 12일 밤이어서 회의가 하루 뒤로 밀렸다.
안보리가 열리면 이번 달 안보리 순회의장국을 맡고 있는 미국이 이사국들에 소집 사유를 설명한 뒤 비공개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4월 북한이 '광명성 2호'를 발사했을 당시 안보리는 8일간의 회의 끝에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안보리 결의 1874호가 광범위한 제재를 담고 있어서 이번 안보리에서는 실질적인 추가 제제는 나오지 못할 전망이다. 이사회국에 포함되지 않은 한국 정부는 장외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던 결의 1874호 위반을 단호하게 규탄하는 내용을 안보리가 채택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미국 등을 통해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1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안보리 제재 수위에 대해 "북한이 계속적으로 국제사회의 요청에 어긋나게 결의를 위반했다는 최대한 단호하고 단합된 메시지를 보내야한다는 입장"이라며 "형식상으로 '결의'가 되면 좋겠지만 형식보다도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안보리에서 나오는 가장 강력한 조치인 '결의'(resolution)는 상임이사국의 반대 없이 표결을 통해 9개국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채택되며, 그 아래 단계인 의장성명(presidential statement)은 표결 절차 없이 15개 이사국 전체의 합의로 채택된다.
안보리가 대응 수위를 결정함에 있어서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중국의 입장이 최대 변수다. 다른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와 러시아는 북한의 위성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데 동의의 뜻을 밝혔지만 중국은 '위반'을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았고 국제사회가 북한을 지나치게 몰아붙이는데 대해서도 자제를 촉구해 온 바 있다. 이에 따라 결의나 의장성명에 명시될 문구의 수위를 놓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는 1950년 6.25 전쟁을 일으킨 북한군에 철군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한 이후 지금까지 북한에 대해 총 11건의 결의와 8건의 의장성명, 4건의 언론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북핵ㆍ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조치로는 4건의 결의와 5건의 의장성명, 2건의 언론성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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