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베두인족 무장세력에게 납치됐던 이민성 목사와 이정달 장로, 현지 한국인가이드 모종문 씨와 이집트인 여행사 직원 1명은 이날 오후 9시40분 경 다른 한국인 일행들이 머물고 있는 시나이 반도 중부 캐서린프라자호텔에 도착했다. 풀려난 이들 모두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초 이집트·이스라엘·요르단을 거치는 9박10일 일정으로 성지순례에 나선 한국인 관광객 29명 중 3명이었다. 성지순례당은 납치됐던 4명이 합류한 직후 직후 바로 숙소를 떠나 타바를 경유해 다음 목적지인 이스라엘로 넘어갈 예정이다.
▲ 11일 오후(현지시간) 납치된뒤 풀려난 이민성 목사와 장로 이정달씨, 현지 한국인 가이드 모종문씨 등이 다른 일행이 묵고 있는 시나이반도 캐서린프라자호텔에 도착해 일행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이들은 앞선 10일 카이로를 출발해 시나이반도의 캐서린 사원으로 향하던 중 10여 명의 베두인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다. 베두인 족들은 납치된 4명과 최근 은행강도 혐의로 붙잡힌 동료 살렘 고마 우다를 교환하자고 이집트 군경 측에 요구해 왔다.
이 목사 등이 납치당한 후 이집트 군경과 남시나이반도 주지사 등은 캐서린 지역 부족장 17명과 협상을 타결했다. 결과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인들을 먼저 석방한 이후 베두인족의 요구를 검토하는 방향으로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
1979년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 이후 시나이 반도는 이집트 영토로 재편입됐지만 이곳에 살고 있는 베두인족들은 이집트 중앙정부가 자신들에 대한 차별 정책을 펴고 있다며 반감을 표출해왔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집트 민주화 시위로 정부의 통제력이 약화되면서 베두인족들에 의한 납치 사건도 빈발해졌다. 지난 주에는 미국인 여성 2명과 이집트인 가이드가 납치되었다가 풀려났고, 지난달에는 시멘트 공장에 근무하는 중국인 노동자 25명을 납치해 폭탄테러 혐의로 수감되어 있는 동료 5명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납치된 이들은 협상을 통해 대부분 무사히 석방됐다.
여행단의 일정을 담당한 여행사 사장 강 모 씨도 "한국인을 목표로 삼은 납치 사건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족민이 외국인을 납치하려고 움직이던 중 때마침 한국인이 대상이 된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12일 "금번 사태 발생 주요 원인중 하나는 우리 정부가 사전에 베두인에 의한 납치위험이 있다고 공지했음에도 위험지역에서 우리 여행객들이 경찰의 에스코트를 임의 이탈한 데 있다"며 미리 방문 국가 및 지역에 대한 사전정보를 확인해 안전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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