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자국 내 경제 정보와 기술을 해킹으로 빼낸 국가로 중국과 러시아를 지목했다. 그동안 미국에서 심각한 해킹 피해가 벌어질 때마다 '용의자'로 떠오른 국가들이지만 미 정부가 이를 직접 지목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국가방첩관실(ONCE)은 이날 중국과 러시아가 자국 경제 발전을 위해 미국의 경제 및 기술과 관련된 기밀에 대한 사이버 스파이 행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식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가방첩관실이 미 의회 제출 용도로 작성한 이 보고서에는 외국 해커가 미국의 민감한 정보와 연구 결과가 담겨 있는 컴퓨터에 침입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하고 있으며, 적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해킹에 따른 위험도 적다고 적혀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벌이고 있다고 적시해 눈길을 끌었다. 보고서는 중국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활동적이고 끊임없는 공격을 가하는 가해자"라고 묘사했으며 러시아 역시 "러시아 정보당국이 미국을 타깃으로 경제 정보와 기술을 활동을 폭넓게 펼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미국에서 벌어진 해킹 사건에 대해 외신들은 배후로 중국 정부 등을 지목해왔지만 미 정부 차원의 보고서에서 특정 국가를 거론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또 해킹의 특성상 누가 정확하게 공격을 가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미 국가방첩관실은 사이버 공격이 매우 정교하게 이루어져 외국 정보당국 등이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6월 구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 중국으로부터 왔다며 중국 정부에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하지만 중국 정부는 해킹의 배후로 의심받을 때마다 자신들의 경제 성장을 시기하는 국가들이 부당한 비난을 벌이고 있다며 자신들 역시 사이버 공격의 피해자 중 하나라고 항변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주미 중국대사관도 이번 보고서가 발표되자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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