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책적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비판이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서울시장 선거 결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이번 선거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의 의미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박원순 후보의 승리가 지지도 하락과 측근 비리로 곤경에 처한 이 대통령에게 또 다른 타격을 입혔으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한 유력 대선주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선 구도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특히 이번 두 후보를 지원한 박근혜 전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에 주목했다. 신문은 이번 선거가 남녀 대결, '정치인 대 외부인사'의 대결로 치러진 점 이외에도 박 전 대표와 안 원장이 각각 양 후보에 대한 지지을 밝히면서 전국적 관심을 끌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박 전 대표가 한국의 '경제적 기적'을 만든 박정희 대통령의 딸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데 반해 안 교수는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으로 크게 성공했으며 트위터에서 많은 대중의 지지도를 받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또 안 교수에 대해 최근 한국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정치적 자산'으로 떠올랐고 사람들은 그가 서울시장이 아닌 대통령감으로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안철수 원장의 인기와 박원순 후보의 당선은 기성 정치에 대한 대중의 환멸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민들은 정권을 잡기 위해 북한 문제를 무기로 이데올로기적 편가르기를 하거나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기존 정당정치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강원택 서울대 교수의 말도 전했다.
▲ 26일 서울시장에 당선된 후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는 박원순 후보. ⓒ프레시안(최형락) |
<워싱턴타임스>는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로 예상되지만 은행과 수출 기업들은 많은 이익을 올리는 반면 많은 국민들은 고물가와 비싼 집세, 가계부채 등의 부담을 안고 있다며 이번 선거의 핵심은 복지 논쟁이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서울 유권자들이 연령과 이데올로기적 성향에 따라 분리됐다며 나경원 후보가 고령층의 보수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면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박 후보는 청년층과 자유주의 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또 처음 정치에 도전하는 박 후보가 기성 정치인들에게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로부터 호감을 얻었다면서, 이번 선거 결과가 한나라당에 타격이 되겠지만 민주당에 신뢰를 보내는 것도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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