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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결산, 중국 사회문제 10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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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결산, 중국 사회문제 10대 키워드

[中國探究]<119>

한 해가 저물고 있다. 각 기관별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정리하고 평가하는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이러한 평가를 기반으로 새해를 예측하는 언론 보도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도 중국 사회는 여전히 자연재해가 빈발하기는 했으나 겉으로 그다지 큰 무리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관방 신화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신화망(新華網)이 지난 12월 8일 양진즈(楊金志) 등 4명의 기자 명의로 조사한 '2010년 중국 민생관련 키워드' 9개를 발표하였다. 이 발표에 따르면 올해 중국사회의 '민생문제'를 대표하는 키워드[關鍵詞]로 '국민소득증대', '보장성주택', '물가안정', '호적개혁', '교육개혁', '의료개혁', '식품안전', '양로보험', '도시병' 9가지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역시 중국 관방 입장에서는 올 한해 중국 사회는 그다지 큰 문제가 없었던 해였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자료를 접하면서 조금은 실망하였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평가하는 '키워드'라 하면 적어도 '촌철살인'적이고 시사성이 강해 이를 통해 중국 사회를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두루 뭉실한 표현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인터넷의 전자게시판인 BBS(Bulletin Board System)에서 나타나고 있는 2010년 중국사회를 규정짓는 10대 키워드는 '부패', '토지점거'[圈地], '분배', '거품', '게임'[博弈], '교육개혁', '두 자녀 갖기'[二胎], '저탄소', '취업', '신뢰'[誠信]로 규정하고 있다. 조금은 더욱 현실적인 표현들이다. 그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부패' 문제다. "부패는 향후 10년간 중국의 가장 심각한 10대 도전 중 첫 번째 도전과제일 것이다"(2009년, '인민논단잡지'조사) 현재 중국사회에서 어떠한 문제보다도 부패문제가 대내적으로 중국공산당의 통치기반과 대외적으로 중국의 국가이미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 자료에 의하면 차오페이린(曹沛霖) 푸단대학 교수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민국시기, 신중국의 해방시기, 개혁개방 시기에서 현재까지를 관찰해 보면 중국내 모든 부패문제는 '권력[權], 돈[錢], 여자[色], 폭력사회[黑], 도박[賭], 마약[毒]'과 반드시 관련되어 있다." 더욱이 중국적 부패의 특징은 집단화, 조직화, 시장화, 조폭화되고 있어 그 심각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둘째, '토지점거'[圈地] 문제이다. 이 용어는 15세기 영국의 '엔크로우저 운동'을 연상한다. 이 문제는 공업화, 시장화 추진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지만 그 핵심은 역시 토지문제다. 중국은 1950년대 건국초기에는 '토지개혁'(토지개혁운동)을 실시했었고, 1978년 개혁개방 이후에는 집단적으로 토지를 농민에게 임대(가정연산승포책임제)했었다. 이를 통해 민심을 얻고 사회발전을 촉진하였다. 그러나 경제공업화에 따른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더 많은 토지를 필요하게 되었고 그 결과 '토지점거'도 필연적인 수단이 되었다. 토지개발자와 토지사용자 간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정부도 이 부분에 주목할 조치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폭발성을 지닌 사회문제 가운데 하나다.

셋째, '분배'문제이다. 향후 중국 사회의 10대 문제 중 두 번째로 심각한 도전과제다. 빈부차이를 규정하는 지니계수가 0.5에 육박하고 있다. 2009년 중국국가발전계획위원회의 중점과제였던 <합리적인 주민의 수입 분배 매카니즘 형성 촉진>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빈부차이가 급속도로 가속화되고 있는데 1988년부터 2007년까지 최고소득계층 10%그룹과 최저소득계층 10%그룹 간의 수입의 차이는 7.3배에서 23배로 벌어졌다. 그 반작용으로 '부자들에 대한 증오[仇富], 관리들에 대한 증오[仇官], 경찰에 대한 증오[仇警]' 현상이 광범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월 16일에 발생한 이른바 관료의 자식인 '꽌얼다이(官二代)'의 "우리 아빠가 리깡(李剛)이야!" 사건은 전 중국을 뒤흔드는 사건이었지만 흐지부지되면서 다시 한번 부의 세습[푸얼다이(富二代)], 관료의 세습, 가난의 세습[충얼다이(窮二代)] 문제를 생각하게 하고 일반 백성들을 좌절하게 만든 사건이기도 하였다.

넷째, '거품' 현상이다. 2009년의 경우 세계경제가 주춤하고 일본경제도 헤매고 있었지만 중국경제는 여전히 8.7% 성장했다고 발표하였다. '부동산거품' '거품경제' 중국에서 자주 듣는 표현이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의 거품현상이 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중국 주식시장은 액면가에 3배 이상 거품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이야기다. 1980년대 일본의 전철을 밟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다섯째, '게임'[博弈]이다. 이 용어는 바둑을 두거나, 도박을 하거나 게임을 하는데 사용하는 용어였으나 이제는 2010년 중국과 외국과의 관계를 표현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특히 중미관계 등 대외 관계에 경쟁관계를 설명할 때 자주 사용하고 있고 이미 자리를 잡은 키워드이다. 중국이 미국과의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분야에서 계속적인 갈등이 지속됨에 따라 이러한 게임도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인들은 국제관계라고 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게임'이다. 게임의 유형도 협력게임, 비협력 게임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그렇다면 2010년 중국이 국제관계에서 전개했던 '게임'의 결과는 어떠했는가?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여섯째, '교육개혁'문제다. 중국에서 '교육개혁'이 키워드가 되는 것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현상이다. 그만큼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은 향후 10년의 중국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국가중장기교육개혁과 발전규획요강(2010-2020)>을 발표한 해이다. 이 <강요>에 따르면 2020년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으로 취학전 교육을 보급하고 고등학교 입학률을 90%까지 끌어올리고, 대학 입학률을 4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특히 새로운 노동력의 평균 교육수학 연한을 13.5년으로 늘릴 계획을 발표하였다. 결국 중국이 '인구대국'에서 '인재대국'으로 나가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며 현재의 민생문제와 관련하여 매년 계속되는 '입학의 어려움'과 '학교 선택의 붐'을 공정하게 처리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이기에 '교육개혁'이 키워드로 선정되었다.

일곱째, '두 자녀 갖기'[二胎] 문제이다. 중국은 인구대국이다. 중국의 인구 문제는 세계의 문제이다. 1980년 9월부터 '한 자녀 갖기[一胞胎]'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한 결과 지난 30년 동안 3억 5천만 명의 출산 억제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한 자녀 갖기' 정책결과 두 가지 문제가 생겼다. 하나는 성별비중의 급격한 편중현상이다. 100명의 여자 아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남자아이가 1982년은 108.5명이었던 것이 2000년에는 117명, 2008년에는 120.56명에 달하고 있다. 또 하나는 노령화 문제로 2008년을 기준으로 60세 이상의 노인이 12%에 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2010년을 '두 자녀 갖기' 원년으로 볼 것인가? 이에 대해 올해 비록 중국정부가 '두 자녀 갖기' 정책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여덟째, '저탄소' 문제이다. 2009년 코펜하겐 기후회의 이후 자주 사용하는 키워드가 '저탄소'이다. '저탄소생활' '저탄소건축' '저탄소여행' '저탄소경제' 등등이다. 저탄소 문제는 실질적으로 경제발전과 환경보호 간의 문제이다. 중국이 개혁개방 30년의 괄목할만한 경제적 성장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동시에 어느 정도 환경에 대한 댓가를 치뤄야 한다는 점이다. 향후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국의 새로운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

아홉째, '취업' 문제다. 누구에게나 취업은 민생의 근본이다. 생활개선의 전제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취업문제는 전 세계적인 도전과제다. 중국은 실업인구가 젊어지고 있다는 점에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전국적으로 대학 졸업생은 630만 명으로 2009년 611만에 비해 19만 명이 증가하였다. 이어서 정부발표는 도시와 농촌의 부족한 일자리가 1,200만개에 달한다고 한다. 노동의 질과 관계되는 부분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2009년 <사회남피서(社會藍皮書)>에 따르면 중국의 실제실업률은 9.4%에 달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등록실업률'의 배가 넘는 수치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실제 실업률이 33% 이상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2010년 중국 최대의 문제는 경제성장이 아니라 실업문제의 악화에 있었다는 지적에 더 주목하게 된다.

열 번째, '신뢰'[誠信] 문제이다. 신뢰의 위기가 중국의 심각한 사회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산자이'의 범람, 상업적 사기, 소득탈루, 밀수, 사기 계약 등등 부지기수다. 이러한 문제는 어느 사회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정도의 문제다. 신뢰는 도덕의 문제이자 법률의 문제다. 신뢰문제는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하나의 기준이다. 신용사회로 가기 위한 기초가 바로 신뢰와 믿음이 바탕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도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사회 구성원들 간의 상호 믿음이 회복되어야할 것이다.

전 세계 1/5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인 중국의 문제는 단순한 한 국가의 통치 범주가 아니다. 더욱이 발전의 단계도 그 진폭이 매우 큰 그런 사회이다. 그만큼 다양성과 이질성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2010년 중국인들이 삶을 유지하기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과정에서 대표적으로 키워드가 된 10가지 문제를 살펴보았다. 새해에는 중국이 이러한 도전과제들이 해결될 수 있는 근본적인 바탕이 마련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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