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원이 EFSF 확대 방안을 승인한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43.08포인트(1.3%) 상승한 1만1153.9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9.34포인트(0.81%) 오른 1160.40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10.82포인트(0.43%) 떨어진 2480.76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EFSF 통과 소식이 들리면서 큰 폭의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기술관련 기업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상승폭이 떨어졌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도 한 때 2%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는 등 독일의 그리스 구제 결정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또 이날 미국 상무부가 지난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1.3%를 기록했다고 밝힌 것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날 각국의 성장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어서 유럽의 부채 문제 해결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막대한 국가 부채에 비해 성장률은 충분히 높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많은 세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가 2008년 금융기관에 취한 구제금융 조치가 부실 주택담보대출금을 청산하지 못했듯 독일의 EFSF 확대안 통과 역시 몇 년에 걸쳐 축적된 국가 부채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기 보다는 임시방편에 가깝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미국에서 민간 가구가 빚을 청산하기 전까지는 소비를 늘리지 않을 것으로 나타나면서 성장이 둔화된 것처럼, 유럽 역시 각국 정부가 돈을 빌리지 않고 자국의 경제력으로 생존할 수 있을 때까지 성장률은 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 적응하는 데에는 몇 년에 걸친 고통이 수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마스 미로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도 "낮은 성장률에 적응해야 한다"며 "이는 매우 고통스럽겠지만 지도자들은 대중에게 이를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 29일(현지시간) 독일 하원이 유런재정안정기구(EFSF) 확대 방안을 통과시키자 앙헬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운데)가 미소를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
일각에서는 유로존 전체의 국가 부채 비율이 GDP의 85%의 수준으로 93%인 미국보다 낮은 수준이고, 가계 부채 수준도 미국만큼 심각하지 않다며 위기의 해법은 경제에 대한 신뢰 회복으로 성장률을 제고시키는데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유럽 각국이 견고한 긴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서 경기 하강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2000년대 초반 그리스 등이 부채에 의존해 경제를 움직일 때 경기침체를 겪던 독일은 구조 개혁과 규제 완화, 임금 조정을 통해 성장률을 회복했지만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등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이 같은 성과를 보일 수 있을 지는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이날 독일 하원은 독일이 분담하는 EFSF의 기금 규모를 1230억 유로에서 2110억 유로 늘리는 동시에 EFSF가 부실 국채를 직접 매입하고 은행 구제금융 지원 등을 할 수 있게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찬성 523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불참 9표로 가결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 정상들은 지난 7월 EFSF의 실질 대출 여력을 4400억 유로로 늘리는데 합의했으며, 이 방안은 17개국의 승인을 모두 얻어야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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