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AP> 등에 따르면 리비아 과도정부 산하 '카다피 정권 희생자 수색감독위원회'의 이브라힘 아부 사히마 박사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남부의 아부 살림 교도소 인근에서 1270여 명의 유해가 집단으로 매장된 무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아부 살림 교소도는 카다피 정권이 정적을 수감하던 감옥으로 지난 1996년 6월 26일 교도소의 열악한 처우에 항의하던 수감자들이 집단 학살당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발견된 무덤의 유해는 당시 학살당한 이들이 묻혔을 가능성이 높다.
▲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남부 아부 살림 교도소 인근에서 발견된 뼛조각. 리비아 과도정부는 25일(현지시간) 25년 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에 의해 집단 학살당한 이들이 집단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
이 집단 학살은 카다피 정권의 만행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며, 올해 정권을 축출한 민중 봉기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아부 살림 교도소에서 살해당한 재소자의 가족들은 그들을 변호하던 변호사가 정권에 붙잡히자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곧 대규모 봉기로 확산됐다.
<BBC>는 몇몇 유가족들이 이 장소를 방문하기 시작했으며, 혁명이 성공했다는 기쁨과 카다피에 희생당했던 이들에 대한 슬픔이 교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부 살림 교도소에 수감되었던 두 형제를 잃은 사미 아사디는 <BBC>에 "우리는 혁명이 성공해서 정말로 기쁘지만 이곳에 섰을 때 내 형제와 많은 친구들이 카다피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죽임들 당했다는 게 기억났다"며 "복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카다피 정권은 5년 전 아사디에게 그들이 자연사했다고 밝혔지만 집단 학살 희생자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리비아 과도 정부는 곧 시작될 조사에서 유해가 드러나면 이들의 DNA 비교 등 신원 확인을 위해 국제 사회에 도움을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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