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 기고로 논란의 중심에 선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양국의 무역수지가 모두 개선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정부의 관련 효과분석 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기고문을 인용보도한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이 자신의 주장을 왜곡보도해 "악의적 비난"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1일 천 최고위원은 "한국과 미국 정부 모두 서로 무역수지가 개선된다고 발표"한다며 "이는 양립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미국 무역대표부는 미국국제무역위원회 추계치를 인용해 "대한 무역수지는 앞으로 10년간 33~40억 달러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지난 5일 이명박 정부는 한·미 FTA로 인해 대미 무역흑자가 1억3800만 달러가량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천 최고위원은 "한국과 미국 정부 어느 한 쪽은 무역수지 효과를 조작한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경제효과 분석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천 최고위원은 나아가 정부가 발표한 한·미 FTA 무역수지 분석결과 자체에 의문을 표했다. 정부 발표와 정부 의뢰로 연구를 맡은 정부 산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표한 결과가 매해 다르게 나온다는 이유다.
천 최고위원은 "2007년 정부는 '10년 동안 연평균 4억6300만 달러(15년간 69억4500만 달러)의 대미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고 했으나, 2006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대미 무역수지가 51억 달러 악화된다'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09년 비공개 보고서를 통해 15년간 70억8000만 달러의 대미 무역수지 악화가 발생한다고 분석했"으나 "최근 정부는 대미 무역수지가 2007년에 비해 2억7700만 달러 감소한 1억3800만 달러 흑자라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발표 내용과 연구내용의 차이가 너무 커, 분석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천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분석에 활용한 연산가능일반균형모형(CGE)이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모형이라고 강조했으나, 그 활용방법에 의구심이 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수출입 효과' 부분을 분석할 때는 이 모형을 적용하지 않았고, 부문별로 별도의 모형을 사용"했다며 "대미 무역수지 분석에서 악화를 보인 CGE 모형은 사용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의문을 표했다.
그는 "이런 의문투성이 결과를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며 "국익을 위해 한미 FTA 비준동의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천 최고위원은 자신의 기고문을 기사화한 보수언론을 두고 "나의 글을 왜곡하며 또 다시 한·미 FTA에 대한 장및빛 환상을 유포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조선일보>는 지난 5일자 6면에 '"한미FTA는 미 무역적자 키운다" 미 걱정해준 민주당 천정배 의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천 의원이 언급한 '미국의 무역 적자 확대'는 '한국의 흑자 확대'를 뜻하는데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이를 근거로 미국 의원들에게 FTA 반대운동을 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천 최고위원은 곧바로 성명을 내 "한·미 FTA는 미국과 한국 모두 무역적자가 확대될 수 있고 양국의 중산층이 손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lose-lose'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반박하며 "<조선일보>는 단세포적으로 내 말을 왜곡하지 말고 맞장토론해보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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