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안과 관련해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이 이는 가운데,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새노조)가 김인규 사장에게 5개 항목의 공개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요청했다.
19일 새노조는 "경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김인규 사장은 'KBS 구성원 누구도 도청을 하지 않았다', 'KBS 구성원 누구도 녹취록을 한나라당에 건네준 적이 없다'라고 왜 직접 선언하지 못하"는지와 "경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김인규 사장은 왜 당장 '민주당'과 'KBS를 도청 당사자로 지목한 언론들'을 상대로 민, 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지"를 따졌다.
또 김 사장이 왜 "경찰은 물론 민주당도 요구하고 있는데 민주당의 비공개 최고의원 회의 녹취록 작성에 결정적 도움을 준 제3자를 왜 밝히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 KBS 정치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태에 관련된 제3의 인물이 있으나, 취재원 보호를 위해 관련 내용을 밝히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어 새노조는 "이번 도청 의혹 사건과 관련해 가령 도청이 아니더라도 KBS 구성원이 어떤 형태로든 법적 혹은 도덕적으로 비난받고 책임질 일을 한 적이 있는지" 따진 후 "사내외에 일고 있는 모든 의혹과 비난을 일소하기 위해 노동조합은 물론 이사회까지 포함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전사적으로 꾸려야 한다"고 김 사장에게 요구했다.
새노조는 이와 같은 질의서를 보낸 이유로 국회 출입기자 중 83%가 'KBS가 도청에 연루된 것으로 생각한다'는 <시사IN>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새노조는 "'경찰 수사를 지켜보자', '우리 직원, 후배를 믿어달라'는 강변으로는 현 상황을 더 이상 돌파할 수 없다"며 "(도청 사건으로 인해) 향후 오랜 기간 동안 수신료 논의를 꺼낼 수조차 없는 것은 물론이며, 자칫 KBS의 존립마저 뒤흔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노조는 그럼에도 "KBS 경영진에는 누구도 나서서 책임지고 해명하려는 사람이 없다"며 "'홍보실' 명의로 시작한 회사 입장은 두 번째엔 '보도본부'로 축소되더니 세 번째는 '보도국 정치부'까지 쪼그라들었다. 어쩌면 다음 수순은 의혹 당사자인 '해당 기자'"일지도 모른다고 회사의 대응방식을 비판했다.
KBS 관계자는 새노조의 공개질의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체 진상조사를 한 기관이 어디 있느냐"며 "그런 내용을 발표해 수사에 영향을 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KBS의 노무 관련 부서는 이번 사안에 대한 KBS의 입장을 조만간 새노조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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