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와 관련, 민주당 도청의혹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8일 KBS가 단행한 인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대전총국장으로 발령받은 임창건 보도국장이 국회 수신료 인상안 처리 공방 당시 KBS 보도라인의 총 책임자였기 때문이다.
11일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은 성명을 내 "이번 인사는 김인규 사장의 측근 감싸기 인사"라며 "KBS가 사상 초유의 야당 대표실 도청의혹을 벗어나기 위해 핵심 책임자인 보도국장을 지방으로 피신시키려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임 신임 총국장은 김인규 사장 체제 출범 후 KBS의 주요 보직을 거쳐, 김 사장의 최측근으로 여겨진 인물이다. 임 총국장은 <시사기획 쌈> 폐지논란 당시 KBS정책기획센터장에 임명됐고, 지난해 보도국장으로 발탁됐다. 임 총국장은 지난달 김해수 전 청와대 정무 1비서관의 부산저축은행 비리 연루 의혹사건에 대한 기자의 특종을 누락시키는데도 강한 입김을 발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전충남민언련은 "KBS 대전총국이 KBS의 대표적인 측근 감싸기 인사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임창건 총국장에 대한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KBS 보도국 정치부는 입장자료를 통해 "특정 기자를 도청 당사자로 지목하는 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추측성 의혹 제기가 전혀 근거 없다"며 "정치부의 어느 누구도 특정 기자에게 이른바 도청을 지시하거나 지시 받은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다만 자체 조사 결과 "회의에 관련된 제3자의 도움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KBS 정치부는 억측방지를 위해 공개했지만, 언론자유 수호와 취재원 보호라는 언론의 대원칙을 지키기 위해 제3자의 신원과 역할에 대해 더 이상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불법도청진상조사위는 곧바로 "KBS 정치부가 '회의에 관련된 제3자의 도움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은 민주당이 파악하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자신들의 도청 의혹을 부인하려는 알리바이 만들기 해명이자 민주당에 대한 음해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