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MBC스페셜 - 여의도 1번지 사모님들>의 담당 책임피디(CP)인 정성후 CP가 물러났다. 문화방송(MBC) 시사교양국 피디(PD)들은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의 경질을 요구했다.
<MBC스페셜 - 여의도 1번지 사모님들>은 정몽준, 홍준표, 박주선, 강기갑 의원과 한광옥, 박성범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최문순, 이광재 전현직 강원도지사 등 국내 유력 정치인들 아내와의 심층인터뷰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당초 MBC는 지난달 17일 밤 예고편까지 방송했으나, 같은 달 20일 돌연 불방을 결정했다. PD들은 경남 사천이 지역구인 강기갑 의원의 아내가 등장한다는 점이 불방의 이유 아니었느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사천은 김재철 MBC 사장의 고향이다.
결국 CP는 사퇴
8일 MBC 시사교양국 PD들은 "담당 CP가 불방이 결정된 후에도 방송이 나갈 수 있도록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영원히 사장됐다"며 "담당 CP가 지난 4일 방송 불방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보직사퇴를 결정했고, 윤 국장에게도 동반 책임을 지자고 제의했으나 윤 국장의 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윤 국장은 불방 과정에서 성차별적 발언을 여러 차례 하기도 했다. MBC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윤 국장은 지난달 20일 불방을 통보한 날 "CP와 PD가 여자라 정치적 감각이 없는 것 같은데, 남자인 내가 잘 안다"고 불방 이유를 들었다.
이후 <MBC스페셜> 팀과의 재차면담에서 윤 국장은 다시 "담당PD가 혼자 출연진을 결정하지 않았느냐. CP도 여자라 정치적 관심이 적었던 것 아니냐"고 재차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 이후 윤 국장은 MBC 시사교양국 PD들과의 면담자리에서도 같은 뉘앙스의 발언을 반복했다.
뒤이어 MBC 여사원협의회와 가진 지난달 27일 윤 국장은 불방 이유를 '담당 CP가 보고를 제 때 하지 않아 불방 사태가 온 것'이라고 수정했다. 그러나 정 CP가 곧바로 항의를 하자 윤 국장은 뒤늦게 '의도가 잘못 전달됐다. 앞으로 신중하겠다'고 해명했다. MBC 여사원협의회는 이날(8일) 모임을 갖고 윤 국장의 발언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잇따른 경질문제, 누구 책임인가
윤 국장은 최근 MBC의 잇따른 인사파동 핵심에 선 인물이다. 최승호 PD 등 <PD수첩> 제작진 6명을 강제전보조치시켰고, 이우환, 한학수 PD는 용인 드라미아와 경인지사로 인사이동시켰다. 윤 국장은 지난 7일에도 '시사교양국을 떠날 의향이 있는 PD들의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공지해 빈축을 샀다.
불방사태 역시 윤 국장 취임 후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윤 국장이 취임한 후 4개월간 불방 사태는 총 세 차례에 달한다. 40일마다 프로그램 하나가 제작되고도 방송되지 않은 셈이다.
시사교양국 PD들은 "PD들이 소중하게 가꿔 온 저널리즘과 프로그램을 통째로 무너뜨리고, 동료들을 내쫓는 윤 국장이 떠날 사람"이라며 시사교양국 PD 52명 전원 명의로 김 사장에게 윤 국장 경질을 요구했다.
윤 국장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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