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홍대는 지난 5월 25일 서울서부지검에 교내 미화원 노동조합 이숙희 분회장과 공공노조 서울지부 관계자 5명 등 6명을 상대로 2억8134만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노동자-'날라리', 다시 뭉쳐
언론에 기구한 사연이 알려져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청소노동자 노문희 씨는 "다시는 이 자리에 서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틀렸다"며 "밥그릇을 찾고자 뭉친 건 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학교가 움직이자 지난 겨울 이들과 연대해 고용승계계약을 이끌어낸 '날라리 외부세력'과 학생들, 민주노총 관계자들, 고려대 청소노동자들도 집회에 합류했다.
영화배우 김여진 씨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홍대 이사장과 교직원이 부끄럽다"며 "청소노동자들의 싸움이 부당했다면, 그렇게 많은 지지와 연대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디음악인들과 연대해 이주대책을 약속받은 칼국숫집 두리반의 주인 유채림 씨는 "홍대가 대학의 고상한 명분을 모두 버리고 천박하게 돈에 눈이 멀었다"며 "하루 빨리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이 들고 일어나, 학생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학교 측을 상대로 손배소송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숙 고려대 분회장은 "같은 입장의 노동자로서 연대를 위해 나왔다"며 "학교가 이렇게 선량한 사람들을 투사로 내몰고 있다. 한 푼의 돈도 학교 측에 줘선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청소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홍대로부터 1억4000여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문치웅 성미산 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은 "결과적으로 홍대가 성미산 마을 주민들과 청소노동자들을 맺어줬다"며 "개인적 이익만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홍대 재단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송내역 어떻길래
이들의 반발을 산 학교 측의 소송 내역은 어떨까. 홍대 이면영 이사장을 변호하는 법무법인 대로가 서부지법에 접수시킨 소장을 보면, 손배청구내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학교 측은 우선 49일간의 청소노동자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비용을 모두 노동자와 공공노조 관계자들이 직접 갚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농성장 전기와 수도사용료로 371만여 원, 농성기간 일용직 청소원·경비원·근로장학생 등의 투입비용으로 5억6836만여 원을 청구했다. 이중에는 교직원 특근수당(2억4051만여 원), 식대(1180만여 원), 비상근무를 위해 구입한 담요(133만여 원) 등에 들어간 비용도 포함돼 있다.
여기서 청소노동자들이 정상근무시 지급해야 하는 급여 3억9072만여 원을 제한 1억8134만여 원을 홍대 측은 농성에 따른 손해액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이사장의 명예훼손에 따른 피해액 1억 원을 추가로 지급할 것을 홍대 측은 요구했다.
홍대는 청소노동자의 고용계약은 학교 측과 도급계약을 맺은 용역업체가 맺은 것이므로 학교는 청소노동자들의 농성과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동자와 실질적인 사용자의 중간에서 노동력을 공급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규정돼 왔으나, 1998년 근로자파견법이 제정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후 대부분의 교육기관은 물론 공공기관, 대기업 등이 도급계약을 맺고 있다. 청소노동자 측과 노동계는 실질적으로 업무를 지시하는 측이 학교인 만큼 불법파견이라는 입장이다.
김여진 씨는 "(학교 측의 주장이) 말도 안 되고 황당한 일"이라며 "교육기관의 명예를 학교 이사장 측이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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