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는 지난 9일자 문화면 '케이(K)팝, 유럽을 강타하다'라는 기사에서 "프랑스를 찾은 K팝 아이돌 그룹은 연예 기획사가 기획하고, 한국 정부가 지원하는 문화 수출 정책의 후원으로 탄생한 그룹들"이라며 "이들은 한국의 역동적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한국 정부는 K팝이 한국을 잘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긴다"며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숨통이 막힌 한국에 자동차나 전자제품이 아닌 문화를 해외에 수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국가 이미지 향상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산업 종사자의 해외 진출이 국가적인 정책의 일환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는 한국의 대중문화산업에 정부가 불필요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반감을 낳을 만하다.
실제 지난 2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프랑스 파리로 직접 건너가 현지 한류팬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 수출 방식에 충분히 어색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가 한류문화 팽창과 관계되는 걸 불편해하는 건 국내 관련 산업 종사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음악평론가들이 쓴 근간 <아이돌>에도 이런 시각이 반영돼 있다. 이 책에서 정욱 JYP대표는 정부의 지나친 한류 마케팅이 아이돌 음악의 해외 진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대표는 책의 저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에서 '한류'라고 밀고 나가는 걸 우리는 좋아하지 않는다. '한류'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기 때문에 '혐한류'라는 현상도 나오는 것"이라며 "그런데 한국은 앞장서서 한류 페스티벌을 한다. 상대방이 볼 때 불편하게 보이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비단 정부뿐만 아니라 정치권까지 한류 바람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13일 자유선진당은 한류열풍에 대한 논평을 내 "K팝의 파리공연 성공은 한류의 세계화가 멀지 않았다는 기쁜 소식"이라며 "진취적인 우리 기상이 여지없이 발휘된 놀라운 쾌거"라고 강조했다.
▲10~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참가자들. ⓒ뉴시스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