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은 이날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중적인 범세계적 위기 속에서 유엔이 직면한 여러 현안을 완수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지지해 준다면 영광된 마음으로 5년 더 이 위대한 기구를 이끌고 싶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반 총장은 기후 변화 의제 주도, 미얀마·아이티·파키스탄 사태 대처, 중동 민주화 시위 지지 등을 지난 4년 6개월의 재직 기간 동안 유엔의 성과로 꼽았다. 그는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인권과 국제정의를 향상시키며 기아와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변화 속의 통합'을 미래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반 총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비롯한 192개 회원국 정상 및 국가수반들에게 연임 도전 의사를 담은 서한을 보냈다. 이날 아시아그룹 소속 대사 53명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8일까지 유엔 5개 지역그룹 소속 대사 전원을 만나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안보리 추천 거쳐 총회에서 결정…주요 회원국 이미 환영의사 밝혀
유엔 사무총장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단수 후보를 뽑아 유엔 총회에 추천해 추인하는 절차로 선임된다. 단수 후보는 안보리 비공개 회의에서 결정되며 5개 상임이사국인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를 모두 포함한 9개 이사국의 찬성이 필요하다. 상임이사국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추천이 불가능하다. 안보리는 빠르면 이번 주에 반 총장의 연임 추천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현지시각 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임 도전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반 총장의 연임 도전 선언 이후 상임이사국들은 반 총장의 연임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반 총장과 함께 유엔이 직면한 여러 힘든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그의 (연임 도전) 발표를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도 성명에서 반 총장의 연임 도전에 대해 "매우 환영할만한 뉴스"라며 "반 총장은 다음 임기를 수행하면서도 유엔 시스템의 효율성 강화 등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이전과 동등한 자질을 보여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밝혔다.
중국도 지지 대열에 동참했다. 리바오동 유엔 주재 중국 대사가 이날 지지 의사를 밝혔고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반 총장은 본토박이 아시아인으로서 유엔 사무총장직을 4년간 수행해왔으며 중국은 사무총장으로서 그의 역할에 갈채를 보낸다"라며 "반 총장은 국제문제에서 유엔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크게 이바지를 했다"라고 말했다.
북한도 반 총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반 총장과 아시아그룹 대사의 조찬에 참석해 "우리는 총장의 재선을 적적 지지한다. 그러나 오늘 공개 지지 연설을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날 조찬 회동에서는 중국·일본·인도·카자흐스탄·쿠웨이트·아프가니스탄 등 30여 개국 대사들이 전폭적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로 꼽히는 경쟁자가 없는 가운데 주요 회원국들이 지지와 역대 선출 관례를 볼 때 연임은 유력해보이지만 그는 기자회견에서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며 방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 총장의 임기는 올해 말 끝나며 연임에 성공하면 2012년 1월 1일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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